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새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가 고시됐지만 은행들이 서로 눈치만 보느라 관련 상품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코픽스 금리가 예상보다 높게 나와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른 은행보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기 위해 출시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전날 주택담보대출에 새로 적용될 코픽스 금리를 신규취급액 기준 3.88%, 월말 잔액기준 4.11%로 각각 고시했다.
이는 당초 시장이 전망하던 신규취급액 3.50~3.60%, 잔액 3.90~4.00%보다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코픽스 금리가 높게 나오자 은행들은 상품 출시를 속속 미루고 있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금리 수준이 높아 경쟁 은행이 어느 수준으르 금리를 책정할 지 꼼꼼이 따져 경쟁우위를 가져가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17개 은행연합회 회원 은행 중에 코픽스 연동 대출 상품을 내놓은 곳은 기업은행과 SC제일은행 두 곳에 불과하다.
당초 이날 상품 발행을 계획했던 외환은행은 출시 일정을 다음 주로 미뤘으며, 국민은행도 전산시스템 안정을 이유로 같은 주에 관련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은 아직 코픽스 연동 대출상품 금리를 결정하지 못했고 고객 반응을 살펴본 뒤 이달 말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부산은행·경남은행 등 지방은행들은 이미 관련 상품 설계를 모두 끝냈지만 시중은행의 상품 구조와 고객들의 반응을 지켜본 뒤 출시일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판 예금 등으로 예상보다 금리가 높게 나왔다"며 "고객의 반응과 선호 금리 등 시장 상황을 관찰하며 상품을 재설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픽스 도입에 맞춰 고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금리 변동성이 적고 안정적인 대출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기 위한 은행 간 눈치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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