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유사 코노코필립스는 2002년 코노코와 필립스페트롤리엄이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이후 미국 3위 정유사로 거듭났지만 2008년 합병에 따른 후유증이 불거졌다.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했는데도 170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이다. 미국 포춘 500기업의 손실 규모로 7번째에 해당한다. '투자귀재' 워렌 버핏조차 이 회사의 주식을 산 것이 엄청난 실수였다고 후회했을 정도다.
코노코필립스 1년간 주가 추이 |
상품시장이 무너진 것도 손실 규모를 키웠다. 코노코필립스가 벌링턴리소시스를 인수한다고 밝혔을 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천연가스 가격이 3분의 1로 추락한 것이다. 그 결과 주가는 최근 2년여새 40% 가까이 빠졌다.
그러나 제임스 물바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자본지출을 줄이고 부채 조정에 나서면서 상황이 호전됐다. 물바는 특히 정유ㆍ판매 등 다운스트림(downstream) 부문의 비용을 과감하게 줄였다. 대신 하루 생산량은 2008년 179만 배럴에서 185만 배럴로 늘렸다.
그 결과 코노코필립스는 지난해 49억 달러의 순이익을 거두며 적자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물바는 올해 허리띠를 더 졸라맬 예정이다. 그는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자본지출 규모는 지난해보다 15억 달러 줄어든 11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에 비해서는 30억 달러 더 적은 액수다. 아울러 올해 100억 달러어치의 자산을 매각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