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은 올해 1분기 중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사업 대주단 구성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수 수출입은행장(사진)은 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UAE 원자력전력공사(ENEC)와 합의해 올해 1분기 중 발주처와 금융구조 디자인 및 대주단 구성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말까지 약 93억 달러 규모의 금융지원을 할 방침이다. 이는 전체 원전 수주액 가운데 건설비용 186억 달러의 절반에 해당한다.
금융지원에는 원전사업수행회사(SPV) 출자는 물론, 직접대출, 대외 채무보증과 함게 국내 납품업체에 대한 제작자금 대출이 포함된다.
한전과 UAE가 공동으로 출자해 SPV를 만들고, 한전이 출자할 때 수출입은행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원전수출사업에 대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다.
김 행장은 "수출입은행은 SPV에 두산중공업, 삼성물산, 현대건설(EPC, 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이 현지 출자를 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발주처인 UAE 원자력전력공사 측에서도 수출입은행의 해외발전지원경험과 대규모 자금조달 능력을 높이 평가 했다"며 "수출입은행은 사우디, 요르단 등 6개국, 10개 프로젝트에 PF방식으로 총 21억 달러를 지원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수출입은행은 UAE 원전수주 직후인 지난달 초 해외발전 프로젝트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원전지원에 대한 조직 정비도 마쳤다.
정책금융공사와 업무 영역이 겹치지 않느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원자력 사업은 20~30년이 걸리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라며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수출신용공여기관에서 주도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해외플랜트 및 수출선박과 같은 장기적 프로젝트 관련 특별한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고 말했다.
한편 수출입은행은 올해 1분기안에 약 5억 달러 규모의 외화차입을 단행할 계획이다.
김 행장은 "최근 PIGS를 중심으로 유럽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외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다"며 "특히 그리스의 경우 세계적인 선박 및 해운업체들이 집중돼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선박의 평균 담보가치를 130%(잠정)로 잡고 있어 충분하다"며 "설 연휴 이후에 국제 금융시장의 동향을 봐가면서 이자율을 따져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와 관련, 기획재정부에서 주관하는 '날리지 셰어링 프로그램(Knowledge Sharing Program)'과 연계해 개도국을 지원하는 '한국형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수출입은행은 올해 총 60조원(대출 38조원, 보증 22조원)의 여신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해(53조원)와 비교해 13.2%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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