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고로 하단 풍구로 화입봉으로 불을 점화하고 있다./현대제철 제공 |
5일 충남 당진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제1고로 화입식에 참석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표정은 칼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밝고 걸음은 힘찼다.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때부터 30여년 숙원사업이던 일관제철소가 부분적이나마 완성되는 순간이자, 자신이 불철주야 매달린 고로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에 정 회장이 쏟은 애정과 열정이 각별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 회장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올해 일흔셋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매주 두 세 번씩 당진 제철소 건설 현장을 직접 찾아 직원들을 독려하고 현장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현장에서는 설비 진행을 독려하며 “이 사업(일관제철소 건설)은 현대제철의 비즈니스라기보다 국책사업이라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그만큼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설은 그룹 차원의 이익뿐 아니라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정 회장의 사명이 담긴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의지를 반영하듯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상황에도 정 회장은 친환경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공격적인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일관제철소 건설이 처음인 현대제철이 전 공정을 계획대로 완성될 수 있었던 이유다.
정 회장은 이 날 기념사에서도 “기공식 이후 전 임직원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사명감으로 땀과 열정을 바쳐 일관제철소 건설해 매진해 왔다”며 “제1고로 화입식은 일관제철소 가동의 시작을 알리는 뜻 깊은 행사”라고 소감을 밝혔다.
기념사를 마친 정 회장은 마크 솔비 폴워스(PW)사 사장 등 내빈들과 함께 화입봉을 고로의 풍구로 밀어 넣어 불을 붙였다. 화입봉의 불은 현대제철 사원 대표 2명이 직접 들고 온 성화로 점화했다.
불이 점화되는 순간 정몽구 회장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폈다. 감격에 겨운 듯 110m 높이의 고로를 한동안 올려다보기도 했다. 한껏 고무된 기분을 감출 수 없는 듯 정 회장은 기념사 도중 카메라 기자를 향해 여유 있는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행사 후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기분이 아주 좋다”며 “날씨도 추운데 이렇게 많이 와줘서 너무 고맙다”는 인사도 전했다. 이날 정 회장이 밀어 넣은 불씨는 앞으로 끊임없이 쇳물을 쏟아낼 밑불로 영원이 남을 것이다.
한편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제1고로 내부에는 목재와 석탄, 철광석 등의 원료들이 차례로 쌓여있다. 이 고로 하단의 풍구로 화입봉을 넣어 목재에 불을 붙이고 1250℃의 열풍을 불어넣으면 고로는 그때부터 몸을 달궈 쇳물 생산에 들어간다. 첫 쇳물은 화입 후 27~28시간이 지난 6일 오후 2시 30분께 나올 예정이다. 양은 약 3500t정도.
아주경제= 당진/이정화 기자 jhlee@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