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4개 신흥국가 중 정치 안정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세계적 정치.경제 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은 전세계 24개 주요 이머징 마켓(신흥국)에 대한 정치 위험도 평가에서 한국을 가장 안정적인 나라로 평가했다.
유라시아그룹은 올해 1월의 정치위험도 평가(Global Political Risk Index)에서 한국이 100점 만점에 77점을 기록해 폴란드(76), 브라질(68), 남아공(67), 러시아(63), 중국(62)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밝혔다.
정부(government), 사회(society), 국가안전(security), 경제(economy) 등 4개 분야에서 정치적 충격 흡수 능력을 평가하고 있는 이 보고서는 점수가 높을수록 더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음을 의미한다.
2010년 한 해의 정치위험도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니는 1월 평가에서 한국의 GPRI 지수가 가장 안정적으로 꼽힌 것은 신흥국 가운데 가장 투자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특히 유라시아그룹 보고서는 향후 전망(outlook)에 대해서도 한국과 중국, 아르헨티나 3개국을 긍정적 전망이 기대되는 상향(↑)으로 표시했다.
이 보고서는 "경기 회복 또는 안정의 조짐들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아직도 붕괴의 충격에 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한국의 이명박 정부는 경기 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재정을 통한 경기 부양책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어 보고서는 "각국의 정책이 경기부양정책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과 한국은 올해 말까지는 의미있는 부양책 삭감을 시도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보고서 작성을 책임지고 있는 유라시아그룹 비교분석국장인 로스 쉬압 박사는 연합뉴스에 보낸 이메일 코멘트에서 "한국은 사실 신흥국이라기 보다는 선진국 유형에 가깝다"면서 "그러나 전형적인 선진국 시장에 비해서는 국가 안보 위험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며 남북 대치 상황을 지적했다.
이 그룹의 한반도 전문가인 에이브러햄 킴 애널리스트는 "런던 FTSE 지수로는 이미 선진국에 편입돼 있는 한국 시장이 미국 MSCI 지수에서 선진국에 편입되려면 좀 더 많은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라시아그룹은 올해 글로벌 투자자들과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주시해야할 10대 위험 요소의 첫번째로 미.중 관계를 꼽았다.
보고서는 "10(미국의 실업률) 플러스 10(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0이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시장 자본주의와 국가 자본주의의 갈등 와중에서 그동안 양국 지도자들이 미.중 관계가 제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 왔지만 올해에는 양국이 본격적인 경쟁 구도로 돌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음 위험 요소로는 이란의 정정불안과 핵위협을 꼽았고, 유럽 각국의 재정 격차, 미국의 금융 규제, 기후변화 협상의 향배 등이 올해 경제의 불안 요인 주요 순위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