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重 하향, 대우.STX는 상향조정
국내 '빅4' 조선업체들이 지난해 수주실적과 마찬가지로 2010년 수주목표 설정에서도 서로 상반된 입장에 서게 됐다.
올해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친 수주량을 보인 1,2위 업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경우 내년 수주목표를 대폭 하향조정할 움직임인데 반해 비교적 선전한 대우조선해양과 STX는 올해 목표 수주액을 작년보다 높여 잡기로 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해 해양플랜트를 포함한 조선 부문의 수주 목표액을 지난해 목표치(166억 달러)보다 30∼40% 가량 낮춘 100억 달러 안팎으로 잡을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66억 달러를 수주목표로 세웠으나 실제 수주액은 68억4천만 달러에 그쳤고, 그나마 해양플랜트를 제외한 선박류 수주액은 4억4천만 달러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2007년부터 2년 연속 신규 수주량 1위를 기록했던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수주량이 당초 목표 100억 달러의 14%인 14억 달러에 그친 데 이어 올해도 조선 부문 수주에는 큰 기대를 걸지 못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월 중순께 열리는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 수주 목표를 작년보다 크게 낮춘 70억∼80억 달러 수준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반해 대우조선해양과 STX는 지난해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총 29척 37억 달러의 수주고를 올려 당초 수주목표액인 100억 달러에는 크게 못 미쳤지만, 12월에만 30억 달러를 수주하는 막판 몰아치기로 전 세계 수주 1위를 차지했다.
대우조선은 올해도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높아진 수준의 목표치를 설정하고 2년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STX는 그룹 전체적으로 지난해 수주액인 16조원보다 106%나 증가한 33조원의 수주 목표를 세웠는데, 조선 부문에서도 지난해 달성한 25억 달러(31척)에서 최소 50% 가량 늘어난 목표치를 수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STX는 특히 지난해에는 부진했던 해양플랜트와 특수선 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수주를 확대해 조선에서만 14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그러나 4개 업체 모두 일반 상선 수주보다는 특수선이나 해양플랜트에 주력해 수익성을 유지한다는 전략에서는 공통적이다.
내년 선박 발주량 역시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며 특히 국내 조선사들의 주력 선종인 컨테이너선 분야는 발주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내년 세계 선박 수주 전망치는 올해보다 79.2% 가량 늘어난 1천90만 CGT로 예상되지만, 과거 10년간 평균치(4천180만 CGT)와 비교하면 4분의 1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빅4 조선업체들이 올해 수주목표 설정에서는 방향이 엇갈렸지만 모든 업체가 후판 조달 등에 필요한 단기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생존형 수주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공통적으로 장기 불황에 대비해 태양광, 풍력, 신.재생 에너지 등 신규 사업을 가속화하는 작업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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