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퍼블리셔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거나 채널링이라는 새 유통모델을 통해 다수의 킬러콘텐츠를 확보에 성공했다. 또 해외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매출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중견 퍼블리셔들은 신규 타이틀 확보에 공을 들였음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중소 규모 개발사들은 정체 상태에 머무르거나 오히려 사업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온라인게임업계 빅5로 불리는 NHN·넥슨·엔씨소프트·네오위즈게임즈·CJ인터넷의 올 해 게임매출은 당초 예상치였던 2조원보다 5000억원이 많은 2조 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해 온라인게임 시장규모 추정치가 3조3067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75%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다섯 업체가 나눠 가지는 셈이다.
물론 온라인게임 시장규모가 추정치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타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들 상위 5개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상회할 것이란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모으며 매출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지난 해 매출을 감안하면 엔씨는 이 게임 하나로만 20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큰 폭의 성장세를 견인했다.
넥슨은 글로벌 경기침체를 맞아 구조조정을 실시해 덩치를 줄였다. 하지만 네오플이라는 게임회사를 인수하면서 큰 이득을 봤다. 넥슨이 네오플을 인수하면서 가져온 '던전앤파이터'는 올해 2000억원에서 25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네오위즈게임즈와 CJ인터넷, NHN도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반면 중견 업체들은 정체기를 겪었다.
엠게임, 한빛소프트 등 중견 퍼블리셔들은 신규 캐시카우 확보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게임포털 상위권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발사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내 주요 퍼블리셔들이 해외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에 눈독을 들이면서 국내 순수 창작 게임 퍼블리싱 비율이 크게 줄어들었다. 결국 투자가 줄어들고 중소업체들은 개발비 충당이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
모바일게임 부문도 퍼블리셔와 개발사로 산업 구조가 양분되면서 매출 규모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게임빌· 컴투스 ·넥슨모바일은 스마트폰과 오픈마켓 등 신규 비즈니스모델을 잘 활용하며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한 반면 중견업체와 소규모 개발사들은 신규 비즈니스모델 적용에 어려움을 겪으며 위축되고 있다.
특히 소규모 개발사의 경우 경기침체로 인한 자금난을 겪으며 그 수가 대폭 줄어들었다. 업계에선 300여개 에 이르던 모바일게임사가 현재는 100여개 안팎으로 줄어들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이제 게임 산업에도 규모의 경제 시대가 열렸다"며 "하지만 산업의 허리나 뿌리를 담당하고 있는 업체들을 나 몰라라하면 결국 산업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아주경제= 김명근 기자 dionys@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