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5년간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한 산업은행은 지난달 28일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며 '민간과의 경쟁'이라는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산은지주는 시장 경쟁에 노출됨에 따라 이전보다 금융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워질 필요가 생겼고, 경영전략의 방향도 옛 것을 고집할 수 없게 됐다.
마찬가지로 산업은행이 단독으로 진행하다시피 했던 사회공헌 활동도 지주사 차원의 복합적·체계적 운영이 필요해졌다.
이에 산은지주는 계열사별로 분리됐던 사회공헌 활동 및 기부금 조성을 앞으로는 한 곳으로 모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는 계획이다.
산은지주는 지주사로 전환한 바로 다음 날인 10월 29일, 산업은행·산은캐피탈·대우증권·산은자산운용·한국인프라자산운용 등 5개 계열사 이외에 '산은사랑나눔재단'을 지주사 차원에서 운영키로 했다.
산은사랑나눔재단은 지난 2007년 10월 사회책임 경영 실천을 위해 산업은행이 자체적으로 운영해 오던 조직이다.
그동안 산은은 사회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당기순이익(평가성 이익 제외)의 1% 정도를 분기마다 재단에 출연해 왔고, 재단은 마련된 재원을 저소득층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한 장학사업과 금융지원 등에 사용했다.
산은지주는 재단을 지주사 산하에 둠으로써 각 계열사의 힘을 집중,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은지주 5개사 임직원들은 십시일반으로 급여 반납에 동참해 벌써 5억900만원의 자금을 조성했다. 이 자금은 재단의 곳간을 채우는 데 쓰일 예정으로, 산은지주는 앞으로도 매년 발생하는 계열사의 이익금 중 일부를 재단에 기부할 방침이다.
지난달 30일에 산은지주 5개 계열사 직원 100명은 경기도 화성시 신남동 '희망의 집짓기' 공사 현장에 참여해 3채의 집을 지었다.
이는 산은지주 첫 공동 사회공헌 활동으로 5개 자회사가 공동으로 1억5000만원을 모금해 화성 해비타트에 기부하기도 했다.
또 재단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산은창업지원기금(마이크로크레딧)' 사업 등 저소득 빈곤층과 금융 소외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산은지주는 산업은행 시절이던 지난 2005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총 16억원 가량의 창업기금을 마련해 파산자나 여성가장, 청년가장 등 74곳의 가정에 창업의 기회를 줬다.
이와 함께 10년 넘게 이어온 사내 봉사동아리인 산은가족 자원봉사단도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지난 1996년 3월 만들어진 봉사단은 본점과 지점을 합쳐 700명 규모로 매월 주몽재활원·삼성농아원·성로원아기집 등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따뜻한 손길을 뻗고 있다.
산은지주와 각 계열사들은 향후 사회공헌활동에 공동 또는 상호교환 참여하는 것은 물론, 지주사 차원의 저소득 소외계층 복지 향상과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산은지주 관계자는 "지주사 차원의 봉사활동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의 온기를 전할 것"이라며 "계열사 직원들의 공동체 의식도 함께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은지주는 최근 정부의 보호지원 및 사회적응교육 단계를 거쳤지만 여전히 체제와 이념이 다른 한국 땅에 적응하지 못하는 '새터민'을 돕기 위한 사업에도 열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 이탈주민 시설 지원 △장학사업 △사회적응 프로그램 지원 등 3개 사업을 집중 진행하고 있다.
산은지주 관계자는 "더불어 사는 사회 문화를 조성한다는 의미와 봉사하고 베풀 줄 아는 조직 속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주고 싶다"며 "나눔의 과정에서 회사의 명성도 높아지고 직원 개인의 삶의 질도 향상된다는 점까지 고려할 때 나눔은 남는 것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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