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브랜드를 앞세워 분양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의 체면이 구겨지고 있다. 최근 진행된 청약에서 미분양이라는 쓴 맛을 본 것이다. 이유는 분양 지역이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이어서 예상보다도 더 청약률이 저조한 것이다.
반면 중견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브랜드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분양실적을 일궈내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역시 입지가 상대적으로 뛰어났기 때문이다.
이처럼 청약시장에서 브랜드 보다 입지가 결정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지방에 공급한 아파트가 순위내 청약에서 미분양 사태를 빚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울산 신정에서 분양에 나섰지만 분양결과는 참담했다. 1227 가구를 모집한 울산 신정 푸르지오는 3순위까지 542명이 신청하는데 그쳐 735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대우건설은 이에 따라 '분양금 리턴제'를 실시하는 등 미분양 해소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분양가 리턴제는 아파트 계약자가 입주 6개월 전 계약을 포기할 경우 아무런 조건 없이 납입한 계약금 전액을 돌려주는 제도로 대출에 따른 이자비용도 대우건설이 전액 부담할 방침이다.
영종하늘도시 동시분양에 나섰던 현대건설도 순위내 청약에서 224가구가 미달됐다. 이후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되기는 했으나 쓴웃음을 지어야 했다.
반면 수도권 유망택지지구나 서울 도심에서 분양에 나선 중견업체들은 쾌조의 성적을 거두며 선방하고 있다.
서울역 북부 컨벤션센터 개발 등 개발재료가 풍부한 서울 중구 만리동에서 분양을 마친 LIG건설의 '서울역 리가'는 1순위에서 전평형 마감됐다. 1순위 청약접수 결과 181가구 모집에 366명이 청약접수를 마쳐 평균 2.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워크아웃사인 동문건설도 청라지구 동시분양에서 125.12㎡형 6가구가 미달됐으나 3순위에서 모두 마감됐다.
반도건설의 청라 유보라 2차 분양에서도 평균 경쟁률 4.36대 1로 1순위에 마감됐고 101.97㎡형은 인천 1순위에서 22.24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팀장은 "이 같은 현상은 대표적으로 영종이나 청라 등 택지지구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브랜드가 우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입지가 좋지 않으면 경쟁력이 밀릴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좋은 조합은 브랜드와 입지가 모두 우위에 있어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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