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잔치' 도쿄모터쇼‥ "친환경은 빛났다"

2009-10-26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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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자동차 부스. 혼다는 이번 도쿄모터쇼 최대 규모 참가업체다. (제공=혼다코리아)

프랑크푸르트, 디트로이트, 파리와 함께 세계 4대 모터쇼로 불리는 일본 도쿄모터쇼가 지난 23일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 메세에서 개막했다.

41회째를 맞는 이번 모터쇼는 오는 4일까지 13일간의 일정으로 도요타, 혼다, 닛산 등 브랜드가 친환경 차량을 대거 출품하며 다가올 미래 자동차시장을 미리 엿볼 수 있었다.

특히 국내 전기차회사인 CT&T가 이번 모터쇼에 앞선 지난 22일 자사의 전기차 3만8000대(약 4억 달러 규모)를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도쿄모터쇼의 떠오르는 샛별로 부각됐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글로벌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모두 불참하며 ‘세계적인 모터쇼’에서 ‘그들만의 리그’로 추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름값 ‘0’ 뽐내는 전기차의 향연

제41회 도쿄 모터쇼는 '기름값 제로(0)' 시대를 미리 보여주는 미래의 장이었다. 혼다, 닛산, 도요타 등은 순수 전기차를 집중 전시했다.

특히 시속 100㎞로 달릴 수 있는 전기차(도요타),오토바이처럼 앞뒤로 2명이 타는 전기차(닛산),초미니 전기차(혼다) 등이 중앙 무대를 차지했다.

   
 
닛산의 4번째 전기차 '랜드 글라이더'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 (제공=AP연합)

먼저 닛산의 2인승 초소형 전기차 '랜드 글라이더' 콘셉트카는 현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모터사이클처럼 앞뒤로 앉을 수 있는 형태로 길이 3.1m,폭 1.1m에 불과하다.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은 지난 21일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세계 최초의 대량양산 전기차 모델인 ‘리프’와 닛산의 4번째 전기차 ‘랜드 글라이더’를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도요타 FT-EVII(위)와 혼다 EV-N(아래) 콘셉트 모델. (제공=각 사)
도요타도 최고 시속 100km의 전기차 'FT-EVII'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 차량은 1회 충전으로 90km까지 운행할 수 있는 도심형 근거리이동수단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단독 브랜드로는 최대 부스 규모를 자랑하는 혼다도 차세대 전기차 시장을 위한 ‘EV-N’ 콘셉트 모델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혼다는 그 밖에도 ‘헬로(HELLO) 존’이라는 별도 전시 공간을 통해 수소연료전지차 ‘FCX 클래러티’ 전동이륜차 ‘EV-Cub’, 1인용 이동기기 ‘U3-X’ 등 다양한 전동화기기 제품을 선보였다.

그 밖에 국내 전기차 업체로는 유일하게 참가한 씨티앤티(CT&T, 대표 이영기)는 이번 모터쇼에서 4억 달러 상당인 3만8000대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CT&T는 내달부터 자사 저속형 전기차 ‘e-ZONE’을 미국, 일본, 대만 등 5개국에 수출할 예정이다.

   
 
혼다 헬로존에 전시된 FCX 클래러티(왼쪽부터), 전동이륜차, 1인용 이동기기 U3-X. (제공=혼다코리아)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 이유는

단 이번 모터쇼는 8개 일본 자동차 제조사를 제외한 대부분 외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불참해 ‘안방 잔치’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참가한 해외 자동차 제조사는 영국의 로터스, BMW알피나, 독일의 케이터햄 등 소규모 3개 업체에 불과했다.

규모 역시 참가 업체 108개사 출품 차량 대수는 261대로 1980~1990년대 300여개사 이상이 참여하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 모터쇼라는 위상이 빛을 바랬다.

200만명에 달하던 관람객도 이번엔 1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을 만큼 눈에 띄게 줄었고 전시기간도 12일로 전회 대비 4일 축소됐다.

그 이유는 지난해 말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각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시회 참가 규모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열렸던 서울모터쇼에서도 BMW, GM, 크라이슬러, 닛산 등이 불참하며 이전에 비해 규모가 줄어든 바 있다.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지난 4월 중국 상하이 모터쇼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25개국 1500여개 업체가 참가하며 대성황을 이뤘다.

중국은 올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올라서며 각 업체들은 “다른 곳은 몰라도 중국모터쇼에는 반드시 참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현지 언론들은 “아시아 대표 모터쇼가 상하이로 이동하며 도쿄모터쇼가 ‘국내 쇼’의 이미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일본자동차공업협회 아오키 아키라 혼다자동차 회장은 “규모 축소는 유감이지만, 도쿄모터쇼는 여전히 자동차 선진 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장소이며 그 중요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도쿄모터쇼 개막 콘퍼런스에서 혼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와 악수하고 있는 이노 다카노부 혼다 회장. (제공=혼다코리아)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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