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수사가 종결된 효성그룹의 비자금 의혹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하는 야당 의원들과 새 혐의 없이는 수사할 수 없다는 검찰이 한치 양보없이 팽팽히 맞섰다.
민주당 박지원ㆍ박영선 의원과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 등은 검찰이 효성그룹의 비자금 의혹에 대한 첩보를 갖고도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재수사를 요청했고 김준규 검찰총장은 "2년간 광범위한 수사를 해 결론이 내려진 것이고 문제되는 부분인 첩보 부분은 확인했으나 혐의점에 이르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의원들은 해외 부동산 구입 논란 및 첩보 문건 속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지만 김 총장은 "새로운 의혹이 아니다. 수사에 문제가 없었고 첩보가 유출됐다고 해서 재수사하지는 않겠다"고 못박아 의원들과 지루한 공방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은 "첩보 (생성) 경위 등이 뭔가 시원스럽지 못한데 꼭 재수사하라는 게 아니라 재검토는 해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김 총장은 "내가 얘기하면 피의사실 공표니까 (의원들이) 알고 있는 혐의사실을 얘기하면 답변 하겠다"고 답하는 등 신경전이 이어졌다.
박영선 의원은 최근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동서인 주모 씨가 운영하는 전자업체 로우사의 임원 등 4명에 대해 사기 등의 혐의로 대구지검 김천지청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과 관련, 서울중앙지검이 같은 사건을 수사하고도 조세범처벌법 위반만 적용해 불구속기소 처분했다며 부실수사 여부를 추궁했다.
박 의원은 주 씨가 로우사를 운영하며 국방부에 교전훈련장비(마일즈사업)를 납품하는 과정에서 64억원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혐의로 기소중지돼 있는 사건과 맞물려 검찰이 주 씨의 소재 파악에도 소홀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김 총장은 "주 씨의 사건과 효성그룹과의 관련성을 수사했는데 범죄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명했지만 서울중앙지검의 수사가 부실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한나라당 손범규 의원은 효성그룹 관련 첩보 문건이 2007년 7월 만들어져 사건이 대검 중수부에 배당돼 있다가 같은 해 12월 하순에야 서울중앙지검에 이첩된 점을 지적하며 대선을 피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를 물었고 검찰은 당시 신정아 씨 학력위조 사건으로 중수부 검사들이 파견을 나가 있어 내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