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도덕성 의혹...국감 곳곳 파행

2009-10-1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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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적극 공세 속 국정개혁 동력 상실 우려

야당의 정운찬 국무총리를 둘러싼 '도덕성' 의혹이 증폭되면서 정부·여당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정 총리는 충청권 출신인 데다 지난 17대 대선 당시 민주당의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됐던 적이 있다.

이 때문에 당초 총리직 수행 결과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국정지표인 친서민, 중도실용, 통합의 목표를 구현한다는 표면적 의미를 넘어 충청권을 비롯한 정치권의 지형 및 여권의 차기 대선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청문회 검증 과정에서 병역, 탈루, 위장전입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국감에서도 민간기업 고문 및 이사 겸직 등 추가 의혹논란에 빠지면서 총리실에서는 국정개혁을 위한 초반 동력을 잃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총리실은 이에 따라 다음달 5~11일 열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이 사실상 정 총리의 국정운영 능력을 검증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판단, 국정 전반에 걸친 현안을 파악하며 대책 마련에 매진하고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서민경제 살리기, 양극화 해소, 사교육비, 용산사태 등 중점현안에 대해 총리는 각계의 폭넓은 의견을 청취하고 있으며 입체적인 대책을 세우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도 "야당이 정 총리의 '실언'을 꼬투리잡아 위증으로 몰아세우는 등 정치공세가 과도하다"며 역공을 취할 태세다.

한나라당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번 국감에서 특별한 게이트도 없고, 정부·여당을 공격할 쟁점을 찾지 못하자 억지춘향식 흠집내기 국감을 하려고 하고 있다"며 "야당은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민생·정책국감으로 복귀하라"고 주문했다.

장광근 사무총장도 "단기적으로는 재보선을, 장기적으로는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야당의 무차별적 정권 흠집내기 책략이 시작된 느낌"이라며 "국감을 재보선 분위기 조성을 위한 수단으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정 총리의 서울대 교수 재직 시절 민간연구소 고문과 장학재단 이사 겸직 의혹 등을 잇따라 제기하며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등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문제가 향후 정국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10월 재보선을 보름여 앞두고 있어 야당은 정 총리를 '거짓말 총리'로 몰아세워 현 정부 고위 인사들의 '도덕 불감증' 문제를 최대한 부각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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