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은행권의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수도권으로 확대 적용한 지 한 달 만에 제2금융권까지 DTI를 확대 적용키로 하면서 주택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금융기관을 통해 돈을 빌려 집을 사기가 어려워지면서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달 새 5000여만원, 올해 최고가 대비 최대 1억원이 하락했다.
특히 강남뿐 아니라 서민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북지역 마저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집값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지난달 초 DTI가 수도권으로 확대된 후 계속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일부는 최고 거래가 대비 1억원 하락한 곳도 등장했다.
이는 당초 "추석 이후 집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112㎡는 현재 11억8000만원 선으로 추석 이후 거래가(11억9천만원)에서 1000만원이 내렸다.
한달 전 12억4000만~12억5000만원에 팔린 것을 고려하면 최고 7000만원, 올해 최고 거래가인 7월 중순의 13억원에 비해서는 1억2000만원 하락한 것이다.
119㎡는 지난 7일 14억7500만원에 팔리더니 제 2금융권으로 DTI가 강화된 후 이보다 500만원 낮춘 14억7000만원짜리 매물이 나와 있다.
이 주택형은 7월 말 최고가 15억4600만원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7000여만원 하락한 것이다.
최명섭 송파공인 사장은 "정부가 대출을 옥죄면서 불안감을 느낀 매도자들이 집을 싸게 내놓고 있지만 매수자가 붙지 않는다"며 "올해 최고가 대비 평균 1억원 가까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도 추석 이후 1000만~2000만원가량 약세를 보이면서 최고가 대비 5000만~6000만원 내렸다.
강북 주택시장도 DTI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중소형 아파트 단지는 전셋값 강세와 대조적으로 매매값은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DTI 확대후 거래가 끊긴 때문이다.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추석이 지나면 거래가 될 것으로 봤는데 DTI를 제2금융권까지 확대한다는 소식에 문의 전화도 거의 없다"며 "미리 집을 사둔 사람은 살던 집이 안팔려 새로 산 집을 다시 전세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소장은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은 주택 수요를 억제하는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며 "금리 인상은 집값이 거의 오르지 않은 강북과 수도권, 지방 아파트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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