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말까지의 가입자에 한해서 장기주택마련저축(일명 장마저축) 소득공제를 3년간 연장하기로 세제개편안을 마련한 가운데, 장마저축 소득공제가 폐지되면 저소득층의 전체적인 세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은 서민·중산층의 세제지원 확대라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장마저축의 소득공제 혜택이 내년 이후의 가입자에게도 제공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조세연구원이 월간 재정포럼 9월호에 발표한 '2009년 세제개편안 평가' 기고문을 보면,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계층은 소득세율 인하에 따른 세부담 경감 혜택보다는 장마저축 소득공제 폐지에 따른 세부담 증가가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 2008년도 세제안에 따른 세부담과 장마저축 소득공제 폐지와 세율 인하를 반영한 개편안에 따른 세부담을 비교해보면, 총소득이 1300만원인 납세자는 세부담이 기존 60만원에서 내년 87만원으로 17만원 증가하게 된다.
총소득이 2550~3900만원인 경우에는 세제개편안에 따른 세부담 증가폭이 45만원에 이르게 된다.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은 세율 인하에 대한 혜택보다는 장마저축 소득공제 폐지에 따른 세부담 증가분이 더 큰 까닭이다.
기고문은 "특히 내년에 예정된 2단계 소득세율 인하가 이뤄지지 안고 소득공제제도만 폐지되는 경우에는 세부담이 증가하게 되는 소득계층의 범위가 더욱 넓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1단계 소득세율 인하 조치로 올해 총소득 1200만원 이하의 세율은 2%포인트, 1200~8800만원은 1%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내년에 2단계 소득세율 인하 조치로 1200~8800만원은 1%포인트, 8800만원 초과는 2%포인트 인하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세제개편안에서 장마저축 소득공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서민층과 기존 가입자의 보호를 무시한 개편안이라는 비판에 부딪히자 총급여액이 8800만원 이하인 경우에 한해 장마저축 소득공제를 3년간 연장키로 했다.
하지만 소득공제 혜택 대상도 기존 가입자와 올해 말까지의 가입자에 한할 뿐 내년 이후의 가입자는 배제했다.
조세연구원은 "최근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금융규제 강화로 무주택 세대주가 주거 안정 및 주거환경 향상을 위해 주택을 구입할 경우 더 많은 목돈 마련이 필수적이다"며 "주택구입용 목돈 마련을 지원해주는 과세특례 조항은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또 "기존의 과세특례제도가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힘든 구조라면 정책목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재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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