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발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은행권의 유동성과 함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은행채 발행이 크게 준 것은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경제회복 조짐이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최악의 상황을 지나 안정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신호로 해석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은행채 발행은 1조78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4조595억원에서 2조2795억원 감소한 것이다.
전월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은행채 발행이 줄어든 것이다.
은행채 발행 감소폭은 기업들의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액 감소를 크게 능가하는 것이다. 8월 기업들의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액은 6조4275억원으로 전월의 10조2780억원에 비해 37.5% 줄었다.
회사채 발행은 3조8335억원으로 전월 대비 26.3% 감소했다. 일반회사채와 금융채는 각각 2조4035억원과 1조2600억원을 기록해 전월에 비해 0.7%와 12.5% 줄었다.
주식발행을 통해 8140억원의 자금이 조달돼 전월에 비해 19.8% 감소했고 기업공개를 통한 자금 조달은 2568억원으로 전월 대비 8배 가까이 늘었다.
은행채 발행이 급감한 것은 은행권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외화유동성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 7월 말 국내 은행의 1년 이상 중장기 재원조달비율은 133.6%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28%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올들어 7월 말까지 은행권의 중장기 외화대출은 98억7000만 달러 감소했지만 중장기 차입은 91억7000만 달러 늘어났다.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여건도 크게 개선되면서 외평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전년 말에 비해 절반 이하로 낮아졌고 은행채 CDS 프리미엄도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유동성 안정과 함께 금융시장의 제반여건도 은행권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시중금리가 상승하고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금리상승은 장단기금리차의 축소로 이어지고 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을 통한 이자 수익 증대로 이어진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원상필 동양종금 연구원은 "은행의 개인 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금리상승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은행의 소비자마진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개선 기대감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