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농업정책의 최고 책임을 맡고 있는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바로 그 주인공.
장 장관은 작년 12월부터 ‘새벽을 여는 편지’란 이메일를 통해서 농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농정을 펴나가고 있다.
처음 시작할 당시엔 농어민단체 몇몇 간부들과 농업에 관심이 있는 일부 국회의원 보좌진 등 50명도 채 안됐던 것이 지금은 2만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 편지를 받아보고 있다.
장 장관은 이 '새벽편지'로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농어민들과 직접 만나면서 소통의 농정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여느 장관들한테는 볼 수 없는 장 장관만의 이 같은 남다른 행보는 “내가 갖고 있는 진정성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와도 통한다”는 소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농식품부 한 관계자는 “장관님은 농민들을 만났을 때나 농민단체들을 만났을 때나 새벽편지에서 하시는 말씀이 모두 똑 같다”며 장 장관의 농정에 대한 진성성을 대변했다.
그의 이 같은 진정성은 농업현장에서 더욱 힘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4월 전라도 순천의 한 비닐하우수에는 장 장관을 비롯해 전국농민회 순천지부 소속 농민 약 80여명이 모여 농민들의 무상교육 및 복지향상 등을 놓고 토론회를 벌인 적이 있었다.
순천지부는 그동안 관(官)에서 나온 공무원들과 수차례나 이 같은 토론회를 가졌으나, 단 한차례도 조용히 끝난 적이 없었을만큼 농민단체 중 강경파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는 장 장관과 참석자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로 만들면서 아주 조용히, 그리고 무난히 끝냈다는 후문이다.
이날 동행했던 농림부 한 관계자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토론회도 시작할 때는 요란하게 시작됐으나 토론회가 진행되면서 모두들 평온하게 장관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고 전했다.
장 장관은 최근에는 또 전북 김제를 수행비서도 없이 혼자 다녀왔다.
‘새벽을 여는 편지’를 받아 본 한 농민이 “장관님은 참 좋은 농촌에만 다녀오신 것 같습니다”며 가을 수확후 쌀 값대책을 걱정하며 편지를 보내왔기 때문이다.
장 장관은 이 편지를 받고 그동안 정말 좋은 농촌만 다닌 것은 아닌지, 소홀한 부분이 있음에도 느끼지 못하는 지를 놓고 밤새 고민했다고 한다.
장 장관은 이날 농민들에게 “풍년이 들어 쌀 값이 떨어진다 해도 떨어진 쌀 값의 98%는 쌀소득직불금으로 보전된다”며 “쌀 값이 지나치게 떨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이며, 농업인들이 풍년을 걱정하지 않도록 하는 게 정부의 몫”이라며 농민들을 이해시켰다.
또 지난 4월 농식품부가 마련한 귀농종합대책은 인터넷을 활용한 국민들과의 모범 소통사례로 선정돼 청와대 비서관 워크숍에서 발표되기도 했다.
농업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만난 농업인들은 나중에 거의 100%가 그의 팬이 될 정도다.
장 장관은 ‘새벽을 여는 편지’를 계기로 지난 2월에는 ‘장태평의 새벽정담’이란 개인 블로그까지 만들었다. 현재 ‘새벽정담’ 블로그의 하루 평균 방문자수는 300여명에 달한다.
최근 그는 ‘새벽정담’을 포털사이트 다음(Daum)의 전문블로그 코너인 ‘T-STORY’로 이전해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농민들과의 대화채널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 쇠고기 수입재개, 쌀 직불금 파동 등으로 악화된 농식품부에 대한 여론을 해결하기 위해 ‘먼저 손을 내밀면 잡아주겠지’ 하는 기대감에서 시작된 장 장관의 ‘새벽을 여는 편지’는 이제 중앙부처 장관 중 가장 모범적인 소통의 정책 사례가 됐다.
온라인을 통해서 만들어진 인연을 오프라인으로까지 연결하고, 또 현장방문을 통해서 농민들과 화합의 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장태평 장관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주경제=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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