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택(예술의전당 사무처장 )
최근 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 보급을 위해 정부가 나서고 있다. 우리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문화예술은 삶에 새로운 활력을 준다. 청소년들에게는 인생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며 미래를 준비할 에너지를 공급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부의 민생돌보기는 세제혜택이나 생필품 지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실생활에 와 닿지는 않지만 문화예술과 같은 가치 높은 요소들을 주목하고 있다. 예술을 주제로 한 베네수엘라의 ‘엘시스테마 교육시스템’과 같은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예술은 개인은 물론, 사회를 지탱하고 건전하게 발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옛날 우리가 받았던 예술교육의 많은 부분은 실기에 치중되어 있었다. 음악시간에는 합창을, 미술시간에는 그림을 그렸다. 그 과정은 예술을 이해하고 급우들 간에 협동심을 키우며, 자신의 소질을 계발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과정 이었다. 사실 이러한 과정은 필자가 젊었을 때 예술의 세계를 알게 해 주었고, 마니아가 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더불어 예술교육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깨닫게 했다. 하지만 작품을 마주 할 때마다 마치 반찬 없는 밥을 먹는 것처럼 마음 한구석 허전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작품에 대한 이해 부족이다.
스스로도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나의 생각을 담는다는 생각에 큰 성취감과 만족을 느꼈다. 하지만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새로운 지식과 자세가 필요했다. 작품이 만들어졌던 시대의 사회 환경과 특성, 그리고 작가의 신분, 성향, 사상 등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분석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난 인류역사의 변화와 내용들이 작가의 이성과 감성을 거쳐 작품으로 완성됐기 때문이다. 예술을 감상할 줄 안다는 것은 역사를 통찰하고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구사할 줄 안다는 것이다. 새로운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지도를 손에 쥐었다는 뜻으로 비유할 수 있다.
아마존과 같이 커다란 밀림이나 태평양처럼 넓은 대양과 같이 자신의 위치가 혼란스러운 곳을 여행할 때 밤에 별자리를 보는 법과 지도는 필수적인 것처럼 말이다. 전 세계의 인종과 언어에 따라 문화와 풍습이 다양한 것처럼 예술의 주제, 소재, 모습, 색, 형태 더 나아가서 장르 또한 셀 수 없이 다양해지고 있다. 우리생활의 필수적 요소가 됐다. 지구촌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밤에 잠자리로 들어갈 때부터 아침에 잠자리를 벗어날 때까지 그 짧은 시간에도 지구촌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예술교육도 마찬가지이다. 과거 우리는 학교에서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리는 기본적인 것들을 배웠다. 이제는 변화를 능동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인재와 우리 국민의 역량을 키우려면 국제 언어인 예술작품을 통해 남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문화와 정신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은 개인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꼭 필요한 요소다. 올바른 작품 감상을 위해 우리 내면에 지식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논어 학이편(論語 學而扁)에 나오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구절처럼 우리 인생에 또 다른 기쁨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