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비스 주가 급등에 현대차그룹 승계도 탄력

2009-09-0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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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비스 주가 급등으로 현대ㆍ기아차그룹 승계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가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 지분과 정 부회장이 가진 글로비스 지분을 맞바꾸는 안이 그룹이 가장 손쉽게 정의선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2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달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글로비스는 사상 최고가인 10만4000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가는 다음날 글로비스가 10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하루 만에 수정됐다.

이로 인해 글로비스 최대주주인 정 부회장 지분 1195만4460주(31.88%) 평가액은 1조2431억원까지 치솟았다. 정몽구 회장이 소유한 글로비스 지분 913만4658주(24.36%) 시가총액도 9500억원에 달한다.

그룹은 전달 28일 현대제철이 가진 현대차 지분 5.84%를 전량 매입을 통해 현대차 지분을 14.95%에서 20.78%로 높였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의 자회사에 대한 최소 지분 요건을 20%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의 지주회사가 될 여건을 갖춘 셈이다.

업계는 지분 매입 배경을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환상형 순환출자 구조를 통한 그룹 지배구조를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의 사실상 지주회사 형태로 바꾸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이런 지배구조 변경 과정에서 관건은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16.88%ㆍ1642만7074주)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여부다.

현재 현대모비스 지분 처리 방법 중 가장 유력한 안이 기아차가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 부회장에게 넘기는 대신 정 부회장이 보유한 글로비스 지분을 받는 것이다.

순환출자 연결고리를 끊어내면서 동시에 정 부회장이 그룹을 직접 지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안이기 때문이다.

31일 종가 기준 기아차 보유 현대모비스 지분 시가총액은 2조1765억원이고 정 부회장이 보유한 글로비스 지분의 시가총액은 1조2432억원이다. 차액이 9000억원대 수준으로 좁혀진 것이다.

때문에 글로비스 주가가 더 오르고 현대모비스 주가가 추가로 조정을 받는다면 3세 승계와 지배구조 개선은 마무리된다.

한편, 글로비스 주가 상승은 정몽구 회장이 약속한 사회 환원 이행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재 1조원을 출연해 사회 환원을 약속한 정 회장은 현재 9200억원만 더 출연하면 약속을 지킬 수 있다. 공교롭게도 정 회장 보유 글로비스 지분 현재 평가액이 9500억원 수준이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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