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내년 말까지 입체 영상을 즐길 수 있는 3D TV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4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 가전 전시회 'IFA 2009'에서 3D TV 출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로써 지금까지 주로 영화업계가 주력해 온 3D산업이 TV업계로 확산되는 계기를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영국 브리티시스카이브로드캐스팅(BSB)은 내년에 3D 위성 채널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3D 채널을 어떤 경로로 수신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해 BSB의 계획은 시장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IFA에서 스트링거 CEO는 '3D 브라비아 텔레비전' 출시뿐 아니라 이와 호환할 수 있는 바이오(Vaio) 노트북과 플레이스테이션(PS)3 게임기,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 등의 개발 계획도 함께 밝힐 예정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3D가 대중 시장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게 분명하다"며 "수년 전 고화질(HD) 기술을 도입했던 때처럼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없지 않지만 3D산업이 본궤도에 오른 만큼 소니는 이를 주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문은 세계 소비가전업계가 아직 단일 3D 표준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인 만큼 과거 VCR이나 HD-DVD처럼 기술 표준을 놓고 경쟁이 벌어질 위험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소니는 여러 유형의 3D 기술 가운데 여러개의 작은 셔터로 구성된 전자 유리를 사용하는 '액티브 셔터'(active shutter) 기술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 영화업게에서는 더 단순한 구조인 '편광'(Polarisation)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3D 영상의 경우 시청자들이 특정한 각도에서 스크린을 볼 때라야 제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안방 극장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소니의 3D TV 출시 계획은 글로벌 가전업계에 상당한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HD TV 판매가 절정에 달하면서 차세대 기술 도입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과거 현대그룹 계열사였던 현대IT 역시 일본시장을 겨냥해 이미 3D 세트를 생산 중이며 파나소닉도 제품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신문은 소니의 3D TV 출시 계획이 가전업계에서 3D산업이 주류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니는 출시 예정인 3D TV의 가격을 밝히지 않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수천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현대IT의 3D TV 가격은 3400 유로를 웃돈다.
영화업계에서 3D 부문은 지난 3년간 9배 성장했으며 올해 말까지 전 세계에 7000개의 디지털 3D 스크린이 보급될 전망이다.
아주경제=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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