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장 과열 막고 보조금 혜택 골고루
-업계, 일본서 실패한 요금제...현실성 없다
이동통신업계가 시끄럽다.
이동통신 단말기를 판매할 때 보조금 대신 요금인하를 하는 방안을 두고 정부와 업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이동통신사들이 강한 반발을 보이며 부정적 입장을 속속 드러내고 있다.
방통위는 선불 요금제와 무선데이터 요금제 인하·보조금 대신 요금인하 등 3가지 방안을 마련해 이동통신 요금인하를 유도할 방침이다.
선불 요금제와 무선데이터 요금제 인하는 그동안 이통사들이 고민해왔던 것으로 일부 사업자들은 현재 관련 요금제를 출시했거나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통업계는 방통위의 요금인하 방안 중 이통 가입자들에게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요금할인 방안에 대해서는 ‘비현실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보조금 대신 요금을 할인해주는 요금제는 보조금을 받으면 평상시 요금제를 적용받지만 보조금을 받지 않을 경우 2년 약정에 기본료 50%를 할인해주는 일본 최대 이통사인 KDDI의 요금제를 모델로 한 것이다.
방통위는 의무약정 가입자를 대상으로 단말기 보조금 지원 대신 기본료를 현재 1만2000원(표준요금제)에서 4000~5000원 정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년 약정의 경우 단말기 보조금으로 약 18만원 정도가 지원되기 때문에 이를 24개월 동안 월 7500원 정도 기본료를 할인해주는 요금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는 KDDI 요금제의 경우 도입 초창기에는 인기를 끌었지만 시장 과열로 제2의 보조금이 지급되면서 실패한 요금제로 평가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방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보조금을 받지 않고 기본료 등 요금할인을 해줄 경우 국내 이통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경쟁 과열로 제2의 보조금이 투입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실패한 일본 이통사의 요금정책을 우리나라에서 뒤늦게 도입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KT 관계자는 “우리나라 가입자들은 보조금과 요금할인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보조금이 휠씬 더 많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가입자들이 선호하는 단말기를 구입하기 위해 번호이동을 하기 때문에 보조금을 요금할인으로 대신하는 요금제는 의미가 없고 혼란만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지난달 20일 ‘이동통신 요금현황 및 향후 정책방안 세미나’에 이어 오는 3일에도 ‘이동통신 요금정책 세미나’를 개최해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현황에 대해 진단하고 요금인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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