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8일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를 서울광장을 비롯해 전국 지방자치단체별로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서울지역 대표분향소를 서울광장에 설치하고 전국 각 지자체는 지역 실정에 맞게 적당한 장소에 분향소를 마련하기로 했다"며 "시ㆍ도별로 1곳 이상을 설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이날 서울광장 전체를 조문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지하철 역사와 분향소, 광장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확보하는 한편 조문에 불편이 없도록 각종 편의시설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신축 청사 건물 전광판 가동을 중단하고 전면부에 설치된 광복절 모뉴먼트도 추모 분위기에 맞게 다른 시설로 대체하기로 했다.
분향소에는 시 직원들이 배치돼 24시간 지원근무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조문 기간 내내 경찰력을 동원해 서울광장을 폐쇄하고 영결식 다음날 대한문 앞 분향소를 강제로 철거하는 등 야당과 시민단체들과 심한 마찰을 빚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당시에는 서울광장 개방을 놓고 수석비서관들 사이에도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참모는 "노 전 대통령 조문 당시와는 달리 현재는 과격 시위 등의 움직임 없이 차분하고 평화적인 조문 분위기라 할 수 있으면 유족 뜻에 맞게 다 해드린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검찰 수사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예기치 못했던 노 전 대통령 서거와는 상황이 다른데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유족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재외공관의 분향소는 외교통상부에서 준비한다고 행안부 측은 전했다.
행안부는 전국 분향소를 이날 밤 설치해 19일 오전 9시부터 조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각 시ㆍ도에 장의 기간 예정된 축제 및 행사를 가급적 연기하고 국제행사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간소하게 개최하도록 당부했다.
또 중앙부처와 지자체 전 직원들이 비상연락 체계를 유지하고 당직근무를 철저하게 해 줄 것을 요청했다.
행안부의 이번 지침에 따라 전국 지자체의 축제와 행사들이 대거 조정될 전망이다.
행안부는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때도 이 같은 지침을 통보한 바 있다.
정부는 서울광장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마련하고 광장 전체를 개방하기로 했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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