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과 ‘장외투쟁’으로 국회 바깥을 맴도는 여야 내부에서 “이제 그만 장내로 복귀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파행이 계속 될 경우 여론의 역풍이 거세지는 등 여야 모두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도 예산 및 민생 법안처리가 늦어질 경우 책임은 고스란히 한나라당에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불리한 여론이 조장되면 정치적으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에 한나라당은 15일 광복절이나 17일 김준규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등을 구실로 야당과의 국회 정상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장외에서만 활동한다면 정당으로서 존립기반을 스스로 해치는 것”이라며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고 안 들어온다면 다른 야당과라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달 중 청와대 및 내각 개편이 이뤄지면 곧바로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을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민생탐방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이번 주 중반께 정기국회 의사일정 논의를 위한 자체 준비에 착수했다.
부담스러운 것은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장외투쟁이 장기화되면서 ‘경제와 민생이 시급한 시국에 미디어법에만 집착하는 듯한 모습은 반감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일부 당 중진의원들 사이에선 “10월 재보선을 유리하게 이끌려면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에서 정부여당의 실정을 파헤치는 편이 효과가 크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불거진다.
하지만 현재로선 9월 정기국회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이미 기싸움이 시작된 여야의 장외정치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나라당 핵심관계자는 “박희태 대표의 경남 양산 출마설이 갈수록 선명해지는 상황에 민주당의 거리홍보전은 잘못된 여론을 확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지도부의 불안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당분간은 장외투쟁을 고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세균 대표는 일부에서 제기되는 ‘원내투쟁론’을 부정하면서 정 대표는 “지금 국회가 닫혀 있고 여당 의원들이 외국으로 놀러간 판에 어디서 누구와 대화하자는 것인가”라고 성토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미디어법 처리에 대한 헌재 판결 전까지는 장외투쟁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또 한나라당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게 되면 장외투쟁 동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현재까지 언론악법을 날치기한 한나라당의 입장이나 태도에 변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서 제안하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논의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아주경제=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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