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당헌.당규 개정을 놓고 계파간 신경전이 벌어질 조짐이다.
당헌.당규 개정특위는 당 쇄신특위가 제안한 공천 개선안을 비롯한 쇄신 방안을 당헌.당규에 반영하기 위해 오는 12월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재보선에서는 어렵겠지만 당장 내년 6월 전국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2012년 총선과 대선까지 이번에 개정된 당헌.당규가 적용될 가능성이 커 정치권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이 때문에 자칫 당헌.당규 개정 작업이 차기 당권 및 대권 문제와 맞물려 과열 양상을 띨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당 쇄신특위는 국회의원.기초단체장 후보 심사시 국민공천배심원단제 도입과 지방의원 공천시 시도당 후보추천위를 구성토록 하고, 중앙당 운영위원회가 당무 의결집행권을 행사하는 등의 쇄신안을 제안한 바 있다.
당헌.당규 개정특위 황우여 위원장은 4일 "내부적으로 의견이 다른 게 꼭 나쁜 것은 아니며 다양함이 힘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며 "위원들도 절대 계파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 당을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조화시키는 데 노력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친박계 한 의원은 "지난번 총선이나 4.29재보선 공천을 보면 제도가 아닌 사심에 따라 공천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시스템에 따라 공천을 주는 게 정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주류측이 공천을 좌지우지했다는 불만을 품고 있는 친박계로선 여론조사와 같이 계량화가 가능한 지수를 공천에 반영하는 등의 상향식 공천을 정착시키는 데 주력할 공산이 크다.
반면 친이계 의원은 "사실상 당을 친박계가 마음대로 하고, 뭘 하려고 해도 무조건 못하게 막으면서 그런다"고 반박했다.
특위가 다루게 될 공천방식 및 당청 관계 등에 대한 당헌.당규 개정을 둘러싸고 벌써 갈등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특위에는 황 위원장을 포함해 원유철 유기준 이주영 장윤석 전여옥 진수희 김선동 이두아 의원과 박명환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 등 10명이 참여한다.
이 가운데 친이계에 원유철 전여옥 진수희 의원과 박명환 위원장이, 친박계로는 유기준 김선동 의원 등이 있다.
외견상 친이계 의원이 많이 포진한 것으로 보이지만 황 위원장은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의 지원을 받았고, 이주영 의원도 친박계와 가까운 것으로 평가돼 양측이 팽팽한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