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3분기에 70만원을 돌파하면서 IT주를 중심으로 강세장이 펼쳐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에 대거 자리한 IT 대표주가 어닝 서프라이즈로 시세를 분출한다면 코스피도 저항선으로 여겨 온 1500선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증권가는 IT주에 대해 하반기 들어서도 실적 강세를 재료로 외국인 매수를 집중시킬 것이라며 적정주가를 연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6일 기준으로 장중 60만원을 돌파하는 강세를 보인 끝에 1.36% 상승한 59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장중 60만원 이상으로 올라선 것은 4월 30일 이후 두 달만에 처음이다. 외국계 증권사인 씨티ㆍ메릴린치ㆍJP모건ㆍUBS가 매수창구 상위권을 휩쓸었다.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 계열 IT주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기가 3.73% 오른 6만4000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로 치솟았다. 삼성이미징(2.56%)과 삼성SDI(0.97%)도 나란히 올랐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엔 세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대폭 개선한 IT주가 코스피를 1550선 위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IT주 가운데 최선호주는 삼성전자"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1조148억원으로 직전분기대비 600%를 상회하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영업이익 1조원 돌파는 작년 상반기 이후 3개 분기만에 처음이다.
구 센터장은 "삼성전자가 모처럼 분기 실적 1조원 돌파로 박스권을 뚫고 상승할 여력을 얻었다"며 "3분기에 70만원 돌파를 시도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LG전자도 연사흘 상승으로 12만원 탈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달 15일 LG전자는 12만6000원으로 연중 고점을 갈아치웠다.
LG전자 역시 2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작년 LG전자는 영업이익 2조133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삼성증권이 상장사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IT주 EPS 증가율은 작년보다 평균 102.9% 오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500대 기업 평균 증가율인 36.7%보다 세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세부 업종별로는 반도체ㆍ반도체장비가 331.3%로 가장 높았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IT주가 이익 회복력과 주가 수준 측면에서 가장 유망해 보인다"며 "주가가 조정받을 경우 편입 비중을 점차 확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바탕으로 IT주에 대한 적정주가와 투자의견도 속속 올라가고 있다.
UBS는 삼성SDI에 대해 적정주가를 7만5000원에서 13만6000원으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노무라증권도 삼성전기에 대해 적정주가를 3만6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높였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IT주 실적이 양호할 것이란 점은 이미 알려졌지만 최근엔 3분기까지 좋을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IT주 실적이 좋게 나올 것이란 기대에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IT주가 불안한 증시에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월 중순부터 주식시장이 횡보해 왔지만 내달 들어선 IT주가 버팀목 역할을 해 줄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코스피도 1400선 돌파에 이어 박스권 탈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