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들이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마케팅을 통해 고액자산가 잡기에 나섰다. 경기 회복조짐이 곳곳에 나타남에 따라 '머니무브' 현상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큰손'으로 분류되는 고객 확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은행들은 우선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통해 상품 차별화를 선언하고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금융위기 여파로 은행 PB로부터 등을 돌린 고객들을 잡기 위해 분주하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경제 상승기에 맞춘 PB 서비스와 상품을 통해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경기 회복 조짐에 따라 '고객 가입자 유치(MGM)' 및 '내부직원 고객 소개(SGM)'를 통해 신규고객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기존 고객들에 다양한 클리닉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양진환 국민은행 마케팅 기획부 팀장은 "지난해에는 펀드 손실 고객이 많아 기존 고객 유지 관리에 집중했으나 최근 경기회복으로 신규 고객창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고객 데이타베이스(DB)를 활용한 CRM 마케팅과 기존 고객에 대한 리서치 및 정보제공, 펀드손실 고객 사후관리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올해 상당한 양의 토지보상지구 보상금이 풀려 이들 고객을 잡기 위한 노력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이렇게 유치된 고객들에게 적극적이고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해 기대심리를 충족시키고 있다.
김재욱 국민은행 여의도PB센터 팀장은 "현재 금리 수준이 실질적으로 마이너스인데다 채권 상품 금리가 많이 올라 시장성 투자가 다소 어렵다"면서 "국내주식형 펀드, 해외펀드 및 이머징 비중을 높이고 주가연계증권(ELS) 등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상담업무 전문화로 PB의 역량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름에 따라 직원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이관석 신한은행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센터사업부 팀장은 "PB부문이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함에 따라 역량있는 직원을 많이 보유한 곳으로 고객이 몰릴 것"이라면서 "직원들의 자산관리 역량 향상 및 관리를 위해 컨설팅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또 경기 회복 조짐으로 주가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올라감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유망한 투자처로 포트폴리오를 조정(리밸런싱)해 고객을 만족시키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에는 고객의 연령과 자산규모에 맞춘 포트폴리오로 고객들에게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홍승범 하나은행 삼성역 골드클럽 센터장은 "상품 한두개를 팔기보다는 자산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포트폴리오 구성하는 쪽으로 집중하고 있다"며 "자본시장법통합법 시행 이후 사모펀드 발행이 쉬워져 채권, 해외투자를 비롯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다양한 분야로 투자 대상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령에 따라 수익성과 안정성을 고려, 장단기적 포트폴리오 접근도 고객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센터장은 하나은행 PB의 장점으로 △다양한 상품 구조 △주식형펀드의 여러 상품군 접근 △부동산, 세무, 법률 서비스는 물론 시장 상황과 경제 이슈에 관한 정보제공 등을 꼽았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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