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시장개입으로 실세금리가 왜곡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는 지난 4월 중순 이후 두달 가까이 2.4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출금리 안정을 위해 은행들의 CD 발행을 억제시키고 있다며 이 때문에 현재 CD 금리는 왜곡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CD금리는 지난 4월 16일 2.41%로 떨어진 뒤 지난 4일(2.42%)을 제외하고는 2.41%를 지키고 있다.
CD는 은행의 주요 단기자금 조달 창구로 금리가 이처럼 장기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출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게 위해 금융당국이 압박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채권담당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은행측에 'CD 발행을 자제하거나 중단하고 예금 유치 등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결국 대출금리가 CD에 연동돼 있기 때문에 정부가 CD발행 자제를 권고하며 금리 다지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가파른 기준금리 하락에도 대출금리는 CD에 연동돼 있다며 대출금리 낮추기에 인색했다. 이에 정부와 금융당국, 여론으로부터 모럴해저드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업계관계자들은 이 같은 정부의 지나친 간섭이 CD 금리의 왜곡을 불러왔다며 비판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발행을 막아 CD 금리 상승을 막다보니 시장금리 왜곡으로 연결됐다"며 "현재의 금리 수준을 신뢰하고 CD를 거래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일 1200억원(6개월 만기)의 CD를 0.27%이나 높은 2.68%에 발행했다. 5일 국민은행도 6개월 만기 CD를 2.64%에 발행했다.
실제 수요에 맞춰 CD 발행이 이뤄진다면 고금리로 발행되는 경우가 잦아질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업계의 주장은 근거가 약하며 현재 시장 상황이 CD 금리를 정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은행들의 자본조달 여건이 개선돼 CD발행 필요성이 줄어 현 수준의 금리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재호 키움증권 채권담당 선임연구원은 "CD금리가 정체돼 있는 것은 정책금리가 변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최근 은행의 자본 조달 여건이 개선되며 CD공급이 크게 줄어 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연구원도 "예금 및 적금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어 CD 발행이 줄며 금리가 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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