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공매도 재개에도 별다른 영향 없이 연사흘 오름세로 1400선을 되찾았다.
공매도 허용에도 외국인이 매수를 확대하며 수급을 개선시키자 시장에선 반등 지속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증권가는 공매도 재개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경기지표와 기업실적 개선, 유동성 확대를 바탕으로 지수가 상승 곡선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1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19.21포인트(1.37%) 오른 1415.10을 기록하며 3거래일만에 3.89% 뛰어올랐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1329억원과 1440억원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은 3253억원 순매수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공매도 민감주 주가 견조=공매도에 취약할 것으로 우려돼 온 종목 대부분은 오히려 오르거나 소폭 내리는 데 그쳤다.
국내ㆍ외 증권사가 공매도에 민감한 종목으로 분류했던 현대산업(6.00%) 대림산업(4.95%) 현대차(3.75%) 기아차(2.09%) GS건설(1.87%) 현대제철(0.16%)이 상승했고 하이닉스(-1.16%) 금호산업(-1.54%)도 약보합으로 선전했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는 그동안 건설ㆍ자동차 업종을 공매도에 취약할 것이라고 지적해 왔다. 외국인이 공매도 90% 이상을 차지해 온 만큼 이런 지적은 시장에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날 증시에선 공매도 재개보다 프로그램 물량이나 외국인 매매, 종목별 등락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
실제 현대차나 기아차는 공매도 가능성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파산보호신청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가 더 부각됐다.
주식을 빌려 판 뒤 싼값에 되사 차익을 챙기는 공매도는 약세장에서 시장을 왜곡할 수 있어 작년 10월 금융위기 이후 금지돼 왔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공매도에 취약할 것으로 우려했던 종목 가운데 일부가 단기 급등한 상황인 만큰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면서도 "공매도가 시장 전체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매도 가능성도 낮아=공매도가 외국인 매수 기조에 미칠 영향도 적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원화 강세로 외국인이 달러 헤지성 매수 기조를 바꿀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단기적으로 공매도를 통해 개별 종목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면서도 "달러 헤지 수요가 충분한 만큼 시장 기조를 급격하게 훼손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개별 실적에 바탕을 둔 종목 선별이 필요하다"며 "원화 강세와 유가 상승이란 변수를 감안해 소재주와 유화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단기적으로도 공매도보다 개선된 경기지표가 증시에 미칠 영향이 더 클 전망이다.
송경근 동부증권 연구원은 "GM 사태는 증시에 선반영됐고 공매도 허용도 지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며 "오히려 중국 5월 구매관리지수(PMI)가 3개월 연속 개선돼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당분간 지수는 1370~1430선을 박스권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빠른 순환매장에서도 금융ㆍ자동차 업종이 꾸준히 시세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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