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은 적은데 생활물가는 급등...서민만 '진땀'

2009-06-0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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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물가'만 골라 올라...공공요금도 줄인상

서민 가계가 불황에 따른 소득 감소에 이어 생활물가 급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전반적인 물가지표는 안정됐다지만 서민이 체감하는 물가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출범 이후 52개 주요 생활필수품 물가인 'MB물가지수'를 중점 관리하겠다고 장담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MB물가'만 골라서 올랐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5월말까지 소비자물가는 2.7% 오르는데 그친 반면 서민 가계에서 비중이 큰 생활필수품 품목은 가파르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

5월 말 현재 서민들이 즐겨찾는 소주와 삼겹살(외식)가격은 전년동월 대비 각각 7.1%, 12% 올랐고, 샴푸(16.1%), 미용료(6.1%), 목욕료(9.6%), 유치원 납입금(5.4%) 등 생활용품 가격도 급등세다.

의복, 신발류도 5.3% 올라 서민들의 지갑을 얇게하고 있다.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5월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기간 보다 10.8% 상승했고, 생선, 채소, 과실류를 대상으로 한 신선식품지수도 15.7% 올랐다.

품목별로는 배추(107.1%), 고등어(43.3%), 명태(44.3%), 닭고기(41.1%), 양파(34.7%), 갈치(17.6%) 등의 상승폭이 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금씩 오르기 시작한 택시요금도 올 들어 이미 9.2% 올랐다. '부담없이' 피로회복제를 사먹기도 부담스러워졌다. 피로회복제는 올 들어 약 11%내외 상승했다. 1995년(15.1%) 이래 최고 상승률이다. 피로회복제 가격은 2001년(9.7%)과 2005년(3.9%)을 제외하고는 거의 동결됐었다.

빙과류 가격도 지난해 동기대비 평균 5.2% 올라 1990년대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업이 상품 가격 인상 이유로 내건 고환율은 하락세로 반전됐지만 가격이 떨어지기는 커녕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이 잇속만 챙기려 한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공공요금 등 줄인상 예정..서민부담 가중될 듯

생활 물가가 많이 오른 데는 환율 여파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하반기엔 물가가 떨어진다"고 거듭 강조하지만 생활 속 서민가계 부담은 적지 않다.

특히 앞으로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어서 서민의 주름살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한은측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환율이 더 떨어지더라도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데는 시차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차를 감안해도 소비자 물가가 환율 하락 폭만큼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체들이 한번 올린 가격은 좀체 내리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도 비축물량 방출, 조기 출하 유도 등을 통해 물가안정에 힘쓰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산품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감안하면 물가 불안이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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