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결제, 증권가 갈등 증폭

소액지급결제업무 개시를 놓고 증권가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이 이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한 달 만저 시작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타사는 이를 막기 위해 공동 대응까지 불사할 기세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양종금증권은 오는 7월 3일부터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통한 소액지급결제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타사 예정일인 8월 1일보다 한 달 가량 앞선 것이다.

동양종금증권은 금융결제원과 금융투자협회가 관련 협상을 끝내기 전부터 단독으로 이를 준비해 왔기 때문에 다른 증권사보다 한발 앞서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게 됐다.

증권업계는 2월부터 참가금 분납을 조건으로 금융결제원과 소액결제 공동망 이용을 협의해 왔다.

지급결제 서비스를 하려면 금융결제원과 증권사간 지급결제 테스트와 증권사와 은행간 지급결제 테스트가 필수적이다. 여기에 금융위원회 겸영신고와 금융투자협회 약관신고도 거쳐야 한다.

동양종금증권은 2월부터 관련 작업에 들어간 다른 증권사보다 훨씬 빠른 작년 10월부터 이를 준비해 왔다. 이미 금융결제원과 테스트도 끝낸 상황이다.

다른 증권사는 이를 두고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똑같이 얻은 기회인 만큼 특정 회사가 이익을 선점해선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종금증권이 이익을 선점하려고 결제서비스를 먼저 시작한다면 업계 신의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업계 공동으로 대응해 단독 서비스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양종금증권은 건전한 경쟁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이미 은행권과 협상을 마친 만큼 이제부턴 증권사간 경쟁이고 어떤 상품이든 열심히 하는 사람이 먼저 하는 게 당연하다"며 "참여 의사를 보인 25개 증권사 가운데 8월 1일부터 시작할 수 있는 회사는 5~8에 불과하고 이들도 모든 증권사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액지급결제 업무를 개시하면 은행연계 계좌 없이 CMA만으로 입출금, 타금융기관 송금, 카드대금과 각종 공과금 납부가 가능해진다.

아직까진 CMA를 이용할 때 현금입금 제한, 특정계좌 이체불가, 자동납부 제한, 예약이체 불가, 급여이체 제한, 입금수수료 부과, 자금이체 시간제한 같은 제약이 있다.

김용훈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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