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부채 두고 흠집내기 혈안…政, 대응태도 지적
지난해 9월 위기설 이후 영국 언론들은 한국의 대외부채 규모가 크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등 한국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경제가 심각한 위기상황이 아님에도 폄하 보도가 계속되는 것은 정부의 안이한 대응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외신기자 간담회를 여는 등 긴급 진화에 나서고 있어 외신을 어떻게 길들일지 주목된다.
영국 언론의 한국 경제 폄하 사례는 지난해 9월 위기설부터다. 지난해 10월 파이낸셜 타임스가 한국 외환 보유액 고갈과 제2 외환위기 가능성을 보도한 이후 영국언론의 한국경제 흠집내기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지난 2월과 3월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 가운데 한국이 외부 충격에 가장 취약하다고 보도했으며 파이낸셜 타임스는 한국 단기외채 상환 능력 부족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영국언론들의 한국 폄하보도와 달리, 한국경제는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의 경제뉴스 채널인 CNBC방송은 지난20일 경제 규모가 제일 큰 50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지난해 GDP 대비 외채 비율을 발표했다.
1위는 아일랜드, 2위는 영국. 영국의 지난해 총외채는 9조3880억 달러로 GDP 대비 336%에 달했다. 반면 한국의 지난해 GDP는 9287억 달러인 데 비해 외채는 3805억 달러로 GDP의 41%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외신들의 불확실한 보도는 정부의 대응태도 문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정부가 지난해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한 경제관련 브리핑은 1건에 불과했고 기획재정부의 외신담당 대변인 자리는 적임자가 없다는 핑계로 1년간 공석이었다.
반현 인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외신의 한국의 부정적 평가에 대해 정부가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외신기자들에 대한 관리도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김영민 외신대변인은 “내신과 비교해서 외신은 정부관계자들과의 접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우리 경제상황에 대해 이해가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들어서야 외신에 대한 중요성을 조금씩 인식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달 해외 언론, 투자자 등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미국에서 ‘한국경제 바로알리기’ 설명회를 열었다.
김 대변인은 “앞으로도 경제상황 극복노력을 알리기 위해 꾸준한 노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교수는 “대외적으로 신뢰를 줄 수 있는 소통의 창구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가홍보차원에서 외신브리핑체제를 갖춰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