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
그러나 신 회장이 직면한 경영 환경은 그리 녹록치 않다.
업계에서는 금융위기를 겪으며 교보생명의 자산 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교보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159%로 경쟁사들에 비해 50% 이상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새로 도입될 위험기준 자기자본(RBC) 제도로 다시 산정할 경우 110%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교보생명의 자본 적정성과 수익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교보생명의 지급여력비율과 자산대비자기자본비율이 일년새 30%와 0.7% 가량 하락한 점을 들어 금융위기에 따른 충격을 완화해 줄 여력이 감소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투자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고채 수익률이 급변하고 있는 점과 저금리 기조에 따라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악재로 꼽았다.
그러나 교보생명 측은 지난달 실시한 자산 재평가로 지급여력비율이 200%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국고채 수익률도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어 자산 건전성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증시 침체로 생명보험사의 상장 추진이 어렵게 된 데다 수익성도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효율적인 자본 확충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교보생명의 경우 복잡한 지분 구조 때문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 1월 교보생명은 이사회 결의만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수 있도록 정관 변경을 추진했으나 자산관리공사와 대우인터내셔널, 수출입은행 등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들 3개 회사의 지분율은 39.78%로 신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인 지분 40.27%에 맞먹는 수준이다.
캠코 측은 증자를 할 경우 주주 수가 늘어나 주식 가치가 회석될 수 있기 때문에 부실채권정리기금 손실이 날 수 있는 정관 변경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국내 보험사의 해외 현지 법인 매출이 전년 대비 78% 급증하는 등 해외 수익원 발굴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교보생명은 한 발 뒤쳐진 모습이다.
경쟁사인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등은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잇따라 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반면 교보생명은 주재사무소 2곳만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고객 기반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특히 사망 보장과 은퇴 준비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보장성 보험 상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어 그동안 보장성 상품 비중을 꾸준히 늘려 온 교보생명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 회장은 "지난 2000년 취임한 이후 고객 만족과 정도 경영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보험 및 자산운용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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