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인 SK가 경제불황을 견디고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자회사 덕분에 기업가치를 한껏 높이고 있다.
작년 매분기 영업이익이 한번도 6000억원을 못 넘었던 SK텔레콤이 올해 1분기 이 벽을 깰 것으로 예상되고 SK에너지도 영업이익 4900억원으로 흑자전환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기업가치에서 SK텔레콤과 SK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36%와 27%로 모두 63%에 달해 두 회사 실적을 곧 자사 성적으로 볼 수 있다.
1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SK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달 2일부터 31일까지 1개월 동안 8만5500원에서 10만7500원으로 무려 25.73% 급등했다. 이 기간 SK텔레콤은 연초 이후 8.13%까지 떨어졌던 주가를 2.40% 상승으로 되돌렸고 SK에너지는 22.07%나 뛰어올랐다. SK 계열인 SK케미칼(34.68%)과 SK증권(28.53%) SK가스(11.45%) 솔믹스(8.08%) SK네트웍스(7.67%)도 나란히 시세를 분출하며 강세로 돌아섰다.
먼저 통신업종 대장주인 SK텔레콤이 증시에서 연일 상승하자 인색한 점수로 일관했던 외국계 증권사가 투자의견을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골드만삭스는 "통신법 개정에 따라 무선 스펙트럼 재배치가 이뤄질 경우 SK텔레콤이 입을 장ㆍ단기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해 왔지만 이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며 "5% 배당수익률도 매력적이어서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중립으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영업이익에 주목하고 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 증가율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다양한 요금제 도입으로 이익이 급증하고 있다"며 "작년에는 한번도 넘은 적 없는 영업이익 6000억원 벽을 올해 1분기엔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은 작년 1분기 영업이익 5540억원을 정점으로 4분기엔 4690억원까지 떨어졌으나 올해 1분기 6031억원으로 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화학업종 대장주인 SK에너지에 대해선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장 큰 이슈다.
차홍선 한화증권 연구원은 "1분기 석유제품 가격 하락으로 매출이 전분기대비 8% 줄어들었지만 마진 증가로 영업이익은 8% 늘어난 4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순이익도 2033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여 무난하게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화증권은 이를 근거로 적정주가 12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자회사 실적이 호전되면서 지주회사인 SK에 대한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유영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경제불황으로 자회사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SK도 기업가치가 동반 하락했다"며 "하지만 자회사 실적이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갈수록 개선되고 있어 적정주가를 13만5000원에서 16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전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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