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코의 도 넘은 시공권 가로채기 '눈총'

2009-03-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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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엠코가 잇단 시공권 가로채기로 업계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엠코는 마포구 용강동에서 이수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지역주택조합 시공권에 대해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강동 지역주택조합은 303세대를 짓는 사업으로 이수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이수건설이 최근 C등급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지정되자 조합 차원에서 시공권 교체 움직임이 나왔고 엠코가 이를 기회로 시공권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수건설 관계자는 "엠코와 조합원의 접촉은 사실이지만 (이수건설이)시공권을 뺏기진 않을 것"이라며 "신흥건설사인 엠코가 최근 공격적으로 주택사업에 나선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기업회생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곧 채권 금융기관과도 워크아웃 이행을 위한 약정서(MOU)를 체결해 경영정상화에 나설 것"이라며 "조합 측과도 사업추진 일정에 큰 차질이 없을 것을 당부했고 또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엠코는 동작구 상도동 134지역주택조합사업 시공사로 최근 교체 선정됐다.

134조합은 총 건립가구수가 1559세대로 비교적 규모가 큰 사업장이다. 134조합의 시공사는 지난 2001년 선정된 한진중공업이었다. 하지만 부지 매입을 위한 19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이 얽힌 데다 조합비로 쓰인 자금 지급 등의 이유로 시공사와 조합 간에 마찰이 생긴 것. 이를 빌미로 시공사가 사업을 중단했고 조합은 시공사 교체를 검토하게 됐다. 결국 조합은 지난 14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엠코로 변경하는 안을 통과시킨 상태다.

김영록 한진중공업 주택사업팀 과장은 "현재 조합 측과 계약해지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분쟁으로 번져 사업 지체 시간이 길어질수록 조합 측이 부담해야할 금융비용만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조합측은 한진중공업을 통해 땅 매입을 위한 지급 보증금 1900억원과 중도금 이주비 대출 보증금 500억원 등을 떠안고 있다.

엠코는 대그룹 계열사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지난 2002년 설립된 신생회사다. 현재 시공능력 순위는 23위. 때문에 엠코는 대형사들이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사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주가 쉬운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엠코는 지난 1월에도 인천 도화동 지역주택조합사업 시공권을 막판 가로채기에 성공하기도 했다. 따라서 용강 지역조합 시공권을 확보하게 될 경우, 올들어서만 3번째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게 되는 셈이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엠코가 당시 조합원들에게 C등급을 받을 것이라는 루머를 퍼뜨리면서까지 시공권을 가로챈 것에 대해선 유감"이라며 "조합측에 대해선 법적 소송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엠코측은 조합측과의 약정대로 공사 추진만 다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박창현 엠코 홍보담당 이사는 "(인천 도화동)조합측이 공사중단에 따른 피해를 우려해 시공사 교체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도급공사방식이기 때문에 공사는 안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또 "상도동 134지역조합 사업은 조합의 임시총회를 통해 결의는 됐지만 아직 정식 계약을 맺은 상태는 아니다"며 "빠르면 내달 정식 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수주를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타 회사에서 오랫동안 공들이며 확보한 시공권을 막판 뒤집기 형태로 가로채는 것은 상도의 상으로 볼 때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라며 "이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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