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장자연(30) 자살사건의 핵심인물인 전 매니저 유장호(30) 씨가 25일 경찰에 출석함에 따라 사건을 둘러싼 의혹이 어디까지 해소될지 주목된다.
유 씨는 지난 7일 장 씨 자살 직후 미니홈피를 통해 '장자연 문건'의 존재를 처음 폭로했으며, 자살을 전후한 문건 유출의 장본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유 씨는 "장 씨가 2월 28일 사무실에 스스로 찾아왔고 피해 사실을 담은 4쪽짜리 문건을 6시간 동안 작성했다"며 "3월 1일에도 장 씨를 만나 (나에게 쓴) 3쪽짜리 편지를 건네 받았다"고 문건 입수 경위를 밝혔다.
경찰은 유 씨 사무실에 설치된 CCTV 조사 등을 통해 유 씨의 이런 진술이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원본과 복사본 등 14장의 문건을 갖고 있다가 지난 12일 유족과 함께 모두 소각했다는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KBS가 유 씨 기획사 사무실 복도 쓰레기봉투에서 문건을 발견하면서 추가 사본의 존재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KBS와 노컷뉴스가 각각 공개한 문건은 글자 사이의 간격이 다르고, 유족들도 KBS에 방송된 문건과 유족들이 태운 문건의 형식이 달랐다고 주장해 '제3의 문건' 존재 가능성도 커졌다.
특히 경찰이 입수하지 못한 3장의 문건에 이른바 '접대인물 리스트'가 적힌 것으로 전해져 이 리스트 문건을 유 씨가 소지하고 있는지도 관심사다.
경찰은 문건에 성상납 및 술접대의 장소와 일시가 적혀 있지 않지만 유 씨가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유 씨는 문건 작성일부터 사망일까지 일주일 동안 장 씨를 3차례 만났으며, 11차례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8차례 받은 사실이 확인돼 두 사람이 문건 내용과 관련해 상당한 협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장 씨 자살 이전에 문건 내용이 유출된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사전 유출 경위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중견 드라마 PD인 A 씨는 유 씨 회사 소속 여배우 B 씨가 장 씨 자살 전인 이달 초 전화를 걸어와 "장자연이 소속사를 나오려고 한다. 그런데 김 씨(장자연 소속사 전 대표)의 성격 아시지 않느냐. 난리를 치고 있다"면서 "장 씨가 몇 장 써놓은 것이 있는데 내용이 기가 막히다. 보시고 김 씨를 야단쳐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유 씨가 연예기획 업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닌 만큼 문건 작성과 유출에 연예계의 실력자 등이 배후에 개입했을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유 씨가 장 씨의 동의 없이 문건을 유출하거나 작성 사실을 외부에 알리고 장 씨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그의 자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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