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정규직 임금 '역전'

2009-03-2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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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간 월급차는 최대 90만원 차이

소집단 이기주의로 물량 나누기에 반대했던 현대차 울산 3공장 비정규직이 물량 부족으로 근무시간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2공장 정규직 보다 30만원 가량 더 받는 현상이 발생했다. 타 공장 정규직간 비교에서는 급여차가 최대 90만원에 달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부터 경제위기 여파로 판매가 줄어 대부분 공장에서 잔업(정상근무 8시간 이외 2시간)과 휴일 특근(주말 휴일 8시간 근무)을 중지했다. 다만 소형차인 아반떼와 i30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은 잔업과 휴일 특근을 계속하고 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월급을 많이 받게 된 사연도 이 같은 물량 차이에서 발생했다. 3공장을 제외한 타 공장의 정규직 근로자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대부분 월 평균 임금이 3공장의 비정규직 근로자보다 적었다.

25일 현대차 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입사 9년차인 3공장 정규직 근로자가 잔업 포함 월평균 두 번의 휴일 특근을 하면 매달 270만원 가량을 받는다고 한다. 비정규직은 210만원.

반면 잔업과 특근이 없는 2공장(싼타페, 투싼 생산) 등 타 공장 정규직 9년차는 최근 3개월간 월 평균 180만원을 받았다. 단순 비교지만, 3공장 비정규직이 타 공장 정규직보다 30만원을 더 받은 것이다. 9년차 정규직간 비교에서는 90만원이 차이난다.

윤해모 현대차 지부장이 지난 19일 일감 나누기를 선언한 이유 역시 임금 격차 해소와 고용 안정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열쇠를 쥐고 있는 3공장 사업부 위원회는 20일 만장일치로 반대를 선언한데 이어 23일 노조의 설득에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대차 노조 내부에서는 소집단 이기주의라며 같은 노조원들조차 비난을 하고 있다. 또 다른 형태의 노노갈등 조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바른손’이라고 밝힌 노조원은 25일 금속노조 게시판에 글을 올려 “비정규직보다 월급 적게 받은 것 보다 어려움을 나누지 못하는 작태가 더 큰일”이라며 “3공장 대의원들은 황금알을 넣는 거위는 생각하지 않고 황금알에만 눈이 멀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물량 나누기 문제는 빨라야 다음 주께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지부 관계자는 “25일 대의원대회에서 물량나누기에 대한 보고가 있었지만, 이번 주 안에 결정되기는 어렵다”며 “논의를 거쳐야 해서 다음 주에나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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