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안에 중국에 식품검사기관을 설립하겠다는 정부 약속이 식품업체들의 태도 돌변으로 '공수표'가 될 상황에 부닥쳤다.
25일 식품업계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에 정부공인 식품검사기관을 설립하기로 한 8개 업체 가운데 절반가량이 비용부담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정부도 '중국 현지 정부공인 검사기관 설립'을 주요한 수입식품 안전대책 가운데 하나로 발표했으며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은 지난 1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올 상반기 안에 8개 주요 식품업체가 공동으로 칭다오에 정부공인 식품검사기관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식품검사기관 설립을 약속한 업체는 CJ, 농심, 대상, 롯데제과, 한국야쿠르트, 크라운제과, 오리온, SPC 등 칭다오 인근에서 수입하는 물량이 많은 기업들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CJ, 농심, 대상, 롯데제과를 제외하고는 설립비용 갹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4곳 가운데 한 업체 관계자는 "대국민 약속에 대해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비용부담에 대해 아직은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고 시인했다.
이에 따라 업체의 말을 믿고 발표한 정부는 자칫 약속을 지키지 못할 처지가 됐다.
식약청 관계자는 "총 40억원 가량의 비용 분담방식에 대해 이견이 있는데다 경제위기를 이유로 비용에 대한 논의가 지지부진하다"며 "상반기 안에 식품검사기관을 설립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식품업계가 멜라민 검출로 소비자들의 비난이 쏟아질 때에는 성명서까지 내면서 약속해놓고 사태가 가라앉자 '나 몰라라'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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