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월 21일부터 추진해 온 ‘중소기업 고용구조 개선사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 목표달성치인 348개 중소기업 지원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것은 고사하고 신청회사도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37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만 투입했지 이를 적용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사업은 중소기업 사업주가 고용된 비정규직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투자할 경우 최대 1000만 원까지 지원, 컨설팅을 받도록 하고 있다.
노동부 고성과작업장혁신센터측은 “대타협 선언 이후 139개 회사가 추가로 신청해 이달 23일까지 추가모집을 받을 계획”이라며 “마감 후에도 지원목표인 348개소가 넘더라도 계속 컨설팅지원계획서는 받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에 고용된 비정규직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것이라는 본래의 목적과 달리, 중소기업 측에서 이 사업을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라노무법인 이서원 노무사는 “이 사업에 지원신청 할 만한 회사가 의외로 없다”며 “비정규직이 있는 회사는 사장이 고용개선의 의지가 없고 반대로 뭔가 해보려는 회사는 비정규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이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실질적인 처우 개선이나 중소기업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도 비판거리다.
이 노무사는 “회사가 지원금을 받아서 컨설팅 수행기관에 줘야 하기 때문에 회사 실무자도 할 일도 많다”며 “요즘 같은 경기에 먹고살기도 힘든데 무슨 컨설팅이냐, 휴업하느라고 바쁜데 그런 데 신경 쓸 겨를이 어딨냐고 말하는 회사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비정규직 처우개선 컨설팅에 비용을 지원하는 대신 정규직 전환 지원이나 실업급여로의 기금운용 변경을 고려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등 구체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모 컨설팅업체 서 모 팀장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컨설팅 비용을 지원받기 위해 계획서를 짜 맞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컨설팅 비용만 지원할 게 아니라 사용내역감사 등 추후점검까지 이루어져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성천 의원은 “사업신청이 없다는 것은 중소기업들에 필요한 제도가 아니라는 것과 같다”며 “신청요건이 복잡하고 까다롭다면 이런 제도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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