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 사업자인 유원(U1)미디어는 지난 2005년 말 자본금 363억원으로 사업을 시작해 현재 60억~70억원의 자본금만이 남았다. 매달 4억~5억원의 비용이 들지만 주 수익원인 광고매출은 매달 5000만~1억원 정도로 매년 50억원대의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원미디어의 광고 매출은 지난 1월 5300만원, 2월 4700만원이었다. 직원수도 절반 이상 줄어 처음 100여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현재 40여명 정도만 남았다.
또한 경비를 줄이기 위해 프로그램제작과 중계를 중단하거나 저예산 프로그램만 주로 제작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는 1년에 4억~5억원인 중계료 부담으로 프로야구 중계도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
이희주 유원미디어 부장은 “제작비와 망운영비 등 한달 비용만 수억인데 수입은 5000만원 정도에 불과해 이대로는 사업 유지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사업자인 YTN DMB도 사정은 마찬가지. 300억원대였던 자본금은 현재 50억~60억원으로 줄었고 100여명이었던 직원도 절반으로 줄었다.
이기정 YTN 부장은 “지하철 DMB서비스의 경우 유지비만 각사당 1년에 4억원 정도 들어가는데 1년 내내 벌어봐야 지하철 점용료 밖에 안되는 꼴”이라며 “1600만대 DMB단말기가 보급되고 제조사와 무료로 방송을 보는 소비자만 좋고 방송사는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지상파 DMB사업자들의 경영악화가 극에 달했다. 급기야 사업자들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를 찾아 시급한 생존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1일 지상파DMB업계에 따르면 YTN DMB, U1미디어, 한국DMB등 지상파DMB 3사는 광고 매출 부진으로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올해 60억~70억원대의 자본금만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이들 회사는 올 연말 자본잠식으로 내년도 사업이 불투명한 상황.
국내 지상파DMB 단말기 보급은 지난해 12월말 현재 1691만2000대. 업계는 지상파DMB 방송사들이 무너지면 단말기 기업 등 관련 산업과 사용자 서비스, 수출에까지 난항을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최근 방통위를 찾아 시급한 생존대책을 요구했고 방통위도 대책 강구에 나섰다.
신상근 방송정책국 뉴미디어과장은 “이른 시일내에 방송위원회를 열어 지상파DMB활성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상파DMB가 사업 초기단계의 정책적 한계를 지적하고 부분 유료화 등 수익모델 다변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최성진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교수는 “서비스 권역을 단일 권역이 아닌 비수도권과 수도권으로 나눠 사업자수가 많아진 것과 일부 유료방송을 허용하지 않은 점, 코바코 체제의 광고 사업 등 사업 초기부터 만들어진 틀을 바꾸지 않는 한 활성화 할 방법이 없다”며 “ 사업권을 반납받아 새판을 짜지 않는 한 신규DMB사업자들의 생존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도준호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당초에 위성DMB와 지상파DMB 둘다 허가를 내준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며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하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