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2분기 안정, 경제회복은 요원

2009-03-0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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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을 모르고 치솟고 있는 환율은 2분기에 안정될 것이나 경제회복은 내년에도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외국계 투자기관 대다수는 무역수지의 개선에 힘입어 환율이 안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경제회복 시기를 논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미국계 투자기관의 고위 관계자는 "무역수지가 개선될 것이며 이는 환율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그러나 경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거시적인 관점에서도 경제를 둘러싼 제반 여건이 불확실하다면서 경제 회복 시기를 전망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금융당국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정부의 경제위기 대응책에 대해서는 상당수의 외국계 투자기관 임원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홍콩계 사모펀드에서 한국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고위 임원은 "MB 정부는 시장과 소통하는 법을 모르는 것 같다"면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여전히 관료적인 색채가 짙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주요 정책 당국이 시장 중심의 정책을 편다고 하지만 정작 실무자들과의 만남은 거의 없는 것 같다"면서 "금융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진짜 가려운 곳을 긁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말 국내에서 수천억대의 부동산을 매입해 관심을 끌었던 싱가포르계 투자펀드의 고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부동산시장 정책은 종잡을 수가 없다"면서 "당분간 한국에서 부동산 투자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자본확충펀드 조성에 대해서도 쓴 소리가 나왔다.

홍콩계 사모펀드의 관계자는 "사라져야 할 기업에까지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곪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미시적인 조치가 아니라 거시적인 관점에서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한국 부동산시장에 6000억원을 투자했다는 이 관계자는 "아직 올해 투자 계획을 잡지 못했다"며 "올 연말은 물론 내년에도 경기 회복 시기를 예상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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