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금융위기가 이미 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쑹훙빙(宋鴻兵) 중국 훙위안증권 파생상품부 총경리는 22일 홍콩 문회보(文匯報)와 가진 인터뷰에서 "세계 각국이 내놓은 시장구제정책이 금융위기 확산을 막지 못했으며 갈수록 위기의 속도가 빨라지고 맹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7년 베스트셀러가 된 '화폐전쟁'을 통해 세계 금융위기를 예측했고 지난해 6월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세계 금융위기로 발전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한 바 있다.
쑹 총경리는 이날 "제2차 금융위기가 이미 막을 올렸으며 예상보다 훨씬 빨리, 그리고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제2차 금융위기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리는 증상 3가지를 제시했다.
첫번째 증상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의 경제지표. 그는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이 전분기에 비해 3.8% 감소해 26년만에 가장 크게 하락했으며 실업수당 수령자 수가 478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 12월 주택 신규 판매 수가 전월에 비해 14.7%나 감소하며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쑹 총경리는 부실화하고 있는 미국 은행을 두번째 증상으로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말 메릴린치를 인수하면서 금융위기의 '승자'로 평가받았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17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으며 새로 인수한 메릴린치의 적자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씨티그룹은 불량자산으로 인해 최근 15개월 동안 적자 행진을 거듭하며 285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며 "앞으로 씨티그룹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살 수 있는 길은 국유화의 길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쑹 총경리는 악화되고 있는 기업채시장을 마지막 증상으로 짚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침체국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정크본드 위약률이 급증한다"면서 "현재 미국 정크본드 위약률은 4.5%로 3개월 전에 비해 1.68배 높아졌으며 이런 추세라면 오는 9월에는 15-20%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융위기가 투자은행(IB)에서 민간 은행으로 전이되면서 미국 민간 은행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면서 "제1차 금융위기 당시 리먼브러더스가 파산 보호를 신청한 것과 마찬가지로 씨티그룹이 국유화되거나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것이 제2차 금융위기를 상징하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쑹 총경리는 "미국 경제가 올 하반기에 회복세로 돌아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제하고 "미국의 이번 경기침체는 앞으로 10~15년 정도 지속될 것이며 적어도 5년 안에 침체를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적인 투자 귀재 조지 소로스도 현 위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자와 금융인들이 참석한 만찬 연설을 통해 "지금의 위기가 사실상 대공황 때보다 더 심각하다"면서 "지금까지 경험한 그 어떤 위기와도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하고 "금융 위기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그 어떤 조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