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제에 정통한 미국의 외교 소식통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린 파스코에 사무총장 정치특보를 단장으로 하는 특사단이 오는 3월 초 북한을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북측이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며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파스코에 정치특보는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급 고위 인사이며, 반 총장의 정무 분야를 총괄 보좌하는 인물로 그의 이번 방북 추진은 반 총장이 최근의 한반도 긴장사태와 관련해 직.간접적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북한측이 파스코에 특보의 방북을 거부한 이유와 관련, "정확한 사유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 북측이 미사일 발사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핵심측근인 유엔의 한 고위 관계자도 방북 추진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러나 북측과 계속되고 있는 협의의 일환일 뿐이며, 북측이 방북을 거부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면서 "서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단계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과거 코피 아난 사무총장 당시 모리스 스트롱이 유엔 대북특사로 활동했었지만, 스토롱 전 특사가 지난 2005년 로비스트 박동선씨가 관련된 유엔의 `이라크 석유-식량 교환 프로그램' 로비 파문에 연루돼 활동을 중단한 뒤 유엔은 4년동안 대북 특사를 지명하지 않아왔다.
이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유엔-북한간 정무분야의 대화 채널 복원이 북핵 및 한반도 긴장상태와 관련됐는지 여부에 대해 "현재 6자회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유엔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상황은 아니다"면서, 다만 "정치 특보의 방북 추진은 그동안 유엔이 북한과 관련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만 접근해 온 것을 포괄적 차원으로 바꾸면서 창구를 일원화 하자는 의미"라고 말해 식량지원 등 인도적 문제뿐 아니라 북측과 정치.외교 관련 협의를 지속시켜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동안 국내 일각에서는 북한이 기존의 남북간 합의를 무효화 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까지 취하고 있는 등 남북 관계가 전면적 긴장관계로 돌입하면서 거물급 대북 특사 파견에 관한 의견이 개진된 바 있고, 김대중 전 대통령,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과 함께 반 총장의 적극적인 역할론이 제기됐었다.
반 총장은 앞서 지난 1월 중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방북 계획을 묻는 질문에 "북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유엔내 고위급 인사를 북에 파견해 먼저 상황을 파악해 볼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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