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분야 선두업체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신에너지 각축전’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은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전북 군장산업단지내 13만2000㎡ 부지에 총 1057억원을 투자해 연간 600MW 규모의 풍력발전기 생산공장을 오는 9월까지 건립할 예정이다. 여기서 생산한 풍력발전기는 주로 미국과 중국, 유럽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태양전지 전 단계 부품인 잉곳과 웨이퍼도 KAM 폴리실리콘 재료를 통해 2010년까지 100MW 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도 해상용 풍력발전 설비를 주력제품으로 생산할 계획으로 지난해 이미 수주에 뛰어들었다. 3MW급 육상용과 5MW급 해상용 풍력발전 설비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2010년 이후 본격 시장진출을 구상하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부분은 비슷하지만 사업출발 계기는 사뭇 다르다.
현대중공업은 1998년부터 발전기를 시작으로 변압기와 전력변환장치 등 풍력발전용 부품들을 자체 개발해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전세계로 수출해 왔지만 조선업과는 관련없이 별개 사업부로 운영해 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와 조선분야는 사업부가 달라 연관지을만한 사업내용이 별로 없다”며 “현재도 두 사업간 시너지를 발휘할만한 요소는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은 신에너지 사업 추진을 조선업간 연관성 위에서 착수를 시작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풍력발전의 핵심장치인 프로펠러의 구동축과 엔진, 터빈 등이 선박의 장치설비와 원리가 유사하다”며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 없이 기존 노하우만으로도 충분히 사업을 끌어갈 수 있어 시너지효과는 상당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모두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업규모면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삼성중공업 보다 한참 앞선다.
현대중공업은 풍력 외에 태양광 관련 일체 사업에 모두 관여하고 있지만 삼성중공업은 비용과 성장속도면을 고려해 풍력사업만 추진하고 있는 걸음마단계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풍력은 신재생에너지 중 투자비가 가장 저렴하다”며 “태양광발전 1㎾당 500∼600원 소요비용에 비해 풍력의 전력 생산단가는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성장속도도 신재생에너지 중에서 가장 빠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대중공업이 6개 사업으로 나눠져 있지만 삼성중공업은 조선과 건설 2개뿐이어서 사업다각화가 절실하다”며 “현재 부지물색과 사업검토 단계에 있지만 기존 사업연관성과 청정에너지 영향력 등을 감안해 풍력사업이 조선업을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추진과제”라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 조창현 팀장은 “풍력발전기에 들어가는 선제기술을 조선업에서 터득해 효과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술들을 좀더 발전시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성 기자 fresh@ajnews.co.kr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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