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차 입법전쟁'을 앞두고 4일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의 2월 처리를 굳이 고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가 2월 한미FTA 비준안을 처리해주면 본회의에서는 2월을 넘겨 4월에 처리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쟁점법안 심의를 앞두고 한나라당의 '반드시 처리' 입장과 민주당의 '적극 저지' 입장이 팽팽히 맞서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균형점 허물기에 나선 모양새다.
임시국회 초반부터 야당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제스처로 받아들여진다.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입법전쟁의 '전선'(戰線)을 될 수 있는 대로 줄이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도 해석된다.
또 여야간 해석이 엇갈리는 지난달 6일 여야 합의문에 대한 한나라당의 유권해석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당시 여야는 한미FTA 비준안에 대해 '미국 새 정부 출범 이후 빠른 시일 내에 협의처리한다'고만 했을 뿐 2월 임시국회중 처리를 못박지는 않아 '빠른 시일'의 해석을 둘러싼 논란을 낳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한미FTA 비준안 처리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기류가 변하거나 후퇴한 것은 아니다"고 말해 향후 당청간 조율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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