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부품업체에 근무하는 이모(42)씨도 잔업과 특근이 없어지면서 월급이 40% 정도 줄어든 상황에서 올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입학할 두 명 자녀의 공책과 필기구 등을 사기 위해 문방구가 갔다가 가격이 3~10% 정도 올라 깜짝 놀랐다.
이처럼 경기침체와 기업들의 감산 및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서민들의 소득은 낮아지거나 제자리 걸음인데, 소비자 물가는 계속 올라 서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세계 경제위기의 여파로 미국과 일본 등에서 디스플레이션 공포로 물가가 급락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다소 떨어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가 지난해 최고점의 3분의1 수준인 배럴당 40달러 대로 폭락했는데도 주요 생필품과 서비스 물가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1월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작년 3월 3.9%이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7월 5.9%까지 치솟은 뒤 8월부터 6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1월 ‘농축수산물’은 전월 대비 5.9% 상승했다. 그중 ▲귤 76.6% ▲돼지고기 25.0% ▲쌀 7.8%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공산품 중에서는 ▲비스킷(51.2%) ▲우유(36.1%) ▲금반지(33.3%)가 많이 올랐고, 개인서비스 중에선 ▲김밥(21.6%) ▲삼겹살(11.6%) ▲유치원 납입금(8.4%) ▲미용료(8.1%) ▲사립대 납입금(7.1%) ▲대입 종합학원비(6.9%) ▲공동주택관리비(5.9%) 등이 크게 올랐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큰 152개 품목으로 작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2.8% 상승했다. 생선류, 채소류, 과실류를 대상으로 한 신선식품지수는 1.1%,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5.2% 올랐다.
특히 휘발유 가격도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했던 유류세(10%)가 올 들어 다시 부과되면서 ℓ당 1400원대로 오르는 등 유류제품 가격 역시 고공 행진을 하고 있어 물가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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