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청-지방청-세무서 3단계중 지방청폐지·감시위원회 설치
역대 청장들이 잇달아 '비리 의혹'으로 퇴진함에 따라 '국세청 개혁'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르면 다음달중 국세청 조직개편안이 발표된다.
개편안에는 지방청 폐지, 외부감시위원회 설치 등 국세청 조직을 슬림화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청와대 기획재정부 국세청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정기획실내에 국세행정 선진화 실무 태스크포스(T/F)를 설립하고 빠르면 다음달 중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국세청 조직진단과 개편작업 추진 사실은 지난해 3월 기획재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밝혀졌다. 이어 5월에는 국세청 조직진단위원회가 구성됐고 전문 컨설팅기관인 BAH(Booz Allen Hamilton) 코리아에서 해외 사례 등을 연구해 용역보고서를 작성했다.
개편안과 관련한 최대 쟁점은 지방국세청 폐지, 외부 감시위원회 설치로 요약된다.
미국 국세청(IRS)에 대한 조직진단을 수행한 BAH코리아는 국세청 조직을 현행 본청-지방청-세무서 3단계에서 IRS와 같이 본청-세무서 2단계로 바꾸는 방향을 용역안에서 제시했다.
현재처럼 본청 조사국이 있는 상황에서 지방청에 다시 조사국을 두고 일선 세무서에도 조사과장이 있는 3단계 조직구성은 세원관리나 인적구성에 있어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국세청도 일정 부분 공감대를 표시했으나 세부 인력조정 문제 등과 관련해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개 지방청을 폐지하고 100개가 넘는 세무서도 대거 통폐합되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역시 IRS처럼 외부 감시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더더욱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시위원회에는 정부 인사도 참여하되, 주로 민간 위원들로 구성되고, 위원장도 민간위원이 맡게 된다. 감시위원회는 특히 국세청의 중장기 전략과 목표를 감독하는 한편, 조직을 진단하고 국세청장의 업무수행 능력도 평가하게 된다.
전반적으로 재정부는 대대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반면 국세청은 상대적으로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전직 국세청장의 잇따른 구속에 이어 한상률 청장의 사퇴를 계기로 조직개편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 논의가 급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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