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사장 내정자는 오는 14일 임시주총을 통해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석채 내정자가 성장 정체에 빠진 KT를 어떤 해법으로 구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석채號의 과제
수십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국내 통신시장의 대표기업인 KT의 새 수장이 되는 이석채 내정자의 어깨는 무겁다.
KT는 지난해 통신시장 초유의 비리 사건이 발생해 기업이미지에 큰 흠집이 난데다 기존 유선사업의 매출 하락, 신성장동력 사업의 부진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내정자는 우선 비리 사건으로 얼룩진 기업이미지 제고와 유선사업 매출 하락 등 성장 정체로부터의 탈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등 기존 사업에 대한 실적 개선은 물론 IPTV(인터넷TV), 와이브로 등 신성장동력 사업을 강화해 8년동안 깨지지 않고 있는 매출 11조 벽을 뛰어 넘는데다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통신업계 1위 자리를 바짝 뒤쫓고 있는 SK텔레콤의 견제를 따돌리고 통신 맏형으로서 자존심 회복도 이석채號의 지상과제다.
◆조직개편 '슬림화'에 초점
이 내정자는 지난해 12월 9일 KT 사장 최종후보로 결정된 이후 내정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우면동 KT연구소에 집무실을 두고 KT의 경영혁신을 위해 밑그림을 그려왔다.
이 내정자는 그동안 KT의 체질개선을 위한 조직개편에 가장 많이 고심한 것으로 전혀졌다. 결국 취임을 앞두고 그가 결정한 것은 통합화와 전문화를 통한 조직의 슬림화다. 이에 따라 이 내정자는 취임과 동시에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내정자의 조직개편 밑그림은 신사업, 마케팅, 성장사업 등 사업별로 나눠진 조직을 개인, 가구, 기업 등 수요자별로 개편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한 KTF와 합병을 고려해 와이브로와 이동전화 서비스를 개인고객 부문에 편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KT는 올 상반기 중 합병을 마무리해 컨버전스 기업으로 거듭나고, 이동전화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SK텔레콤을 견제하기 위해 3G(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다시 한번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이석채號 첫 시험대 '합병'
이 내정자의 취임 직후 최대 현안은 KTF와의 합병이다. KTF와의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지 여부가 이 내정자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물론 KTF도 성장 정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기 때문에 양사의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KT의 합병 작업은 오는 14일 이 내정자가 공식 취임한 직후부터 곧바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이 내정자 취임 이후 합병 작업에 대해 전반적인 논의를 거쳐 이달 중으로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한 뒤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인가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KT(11조원)와 KTF(9조원)가 합병할 경우 국내 통신시장에 매출 20조원의 초대형 컨버전스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두 회사간 거래가 '내부 거래'로 바뀌면서 PCS재판매, 상호접속료 등 1조2000억원 가량의 매출이 빠져 합병 후 KT의 매출은 19조원에 이르게 된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시장은 KT과 SK그룹(SK텔레콤-SK브로드밴드), LG그룹(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등 3자(2강 1약) 구도가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LG데이콤과 LG파워콤의 합병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KT-KTF의 합병을 계기로 유무선통신이 통합된 컨버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KT, SK, LG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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