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세입자에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역전세 대출의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7일 "역전세난은 전국적인 현상이 아니라 강남 등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으며 소형평이 아니라 대형평에 집중돼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그는 "강남의 경우도 소형평은 전셋값이 떨어지지 않았으며 주로 대형평만 적용돼 이들을 지원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의문시된다"면서 "재원 또한 주택기금을 활용해야 하는데 이미 용도가 정해져 있어 쓰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측도 "역전세 현상은 주로 판교나 잠실 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97년 외환위기 시절과는 다르다"면서 "현 상황을 볼 때 역전세 대출은 서민들을 위한 지원 제도라고 볼 수 없어 더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최근 경기 침체와 주택 가격 하락으로 역전세난이 심각해지면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매월 일정액의 이자를 부담해주는 경우까지 발생하자 역전세 대출을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해왔다.
하지만 재정부와 국토부가 역전세 대출의 효과에 대해 확신이 없는 데다 서민층의 주거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는 자체 지적까지 있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기는 힘들게 됐다.
역전세 대출은 정부가 주택기금 등 예산을 활용해 집주인에게 전세보증금 일부를 빌려주는 대신 집주인은 집을 담보로 제공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