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새해 정치권에 바란다

2009-01-0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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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계 인사들은 기축년(己丑年) 첫날인 1일 정치권이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는 대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경제살리기에 대한 국민적 염원을 안고 이명박 정부와 18대 국회가 출범했지만 정치권은 당리당략에 따른 득실계산에 열을 올리며 이전투구 양상만 보인 채 국민의 민생고를 덜어주는데 소홀했다는 엄중한 지적이 적지 않았다.

   특히 새해에는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사회 전반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치권은 국리민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경제위기 극복에 대해서만큼은 합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또 싸울 때는 치열하게 싸우더라도 민의의 전당을 폭력의 장으로 변질시키는 구태를 반복해선 안되고, 진정한 대의민주주의를 성숙시키기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의 문화를 통해 통합의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 = 내년에는 정말 어렵기 때문에 모두 힘을 합쳐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 대통령과 정부, 정치 지도자부터 앞장 서서 진실로 국민과 소통하는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

   작년에 국회의사당에는 정치가 없고 전투만 있었으며 민의의 전당은 폭력의 전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정치인들은 더이상 국민을 실망시키거나 배신하지 말라. 정치인들은 개인이나 당을 생각하기 이전에 나라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한다. 대한민국 국회는 여당의 국회도, 야당의 국회도 아니며 청와대의 국회도 아니다. 이 나라 국회는 바로 국민의 국회임을 모두 명심해야 한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 = 18대 총선에서 젊은 초선의원들이 국회에 많이 진출했다. 국민들은 이를 두고 새로운 정치문화의 창조를 기대했는데 구 정치보다 더한 행태로 많은 실망을 안겨줬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타협이 가능한 정치문화를 만들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국회는 토론하고 타협하는 곳이라는 사실도 인식해야한다.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은 싸움박질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이다.

   민주적 정통성이 없는 정부와 싸우던 때의 국회와, 모든 절차적 정당성을 갖고 있는 정부를 가진 지금의 국회는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싸워서는 안된다.

   ▲이남영 세종대 교수(한국정치학회장) = 국민이 정치권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 신뢰를 못하는 것 같다. 정부, 여당은 속도전이라는 말을 자꾸 쓰면서 무엇이든지 빨리 하려고만 한다.

   경제는 정치와 마찬가지로 굉장히 조심스럽게 얽힌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정치권은 당리당략적 사고보다는 국가발전을 먼저 생각하는 관용성을 회복해야 한다.

   국가발전 없는 당리당략은 의미가 없다. 국민을 위한 정책이 무엇인가를 놓고 격의 없는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한다.

   ▲심지연 경남대 교수(국회운영제도개선자문위원장) = 정치가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줘야 하지만 오히려 고통만 안기고 있는 형국이다.

   다수당이나 소수당이나 모두 콤플렉스에 빠져있다. 다수당은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확보했음에도 지금까지 제대로 한 게 없다는 인식이 강하고, 소수당은 한번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의식이 있다.

   하지만 다수당이라고 해서 만년 다수당이 아니고, 소수당도 만년 소수당은 아니다.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면 다수당이 소수당으로, 소수당도 다수당으로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결국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는 점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그런 생각을 갖는다면 각 정당이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이런 식으로 국회를 운영하진 않을 것이다.

   ▲김민영 참여연대 사무처장 =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무능과 독선이 모든 사태를 빚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국민은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헤아릴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대통령은 국민의 뜻에 어긋나는 정책을 입안하고 있다.

   위기상황에서 국민통합을 이루려면 통합을 이룰만한 메시지와 정책을 들고나와야 하는데 분열을 조장하는 정책이 적지 않다.

   국회에서 충분히 협의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정국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발상에서 직접 나서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일은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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