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2009년을 남북관계 전환의 해로 만든다는 목표 아래 남북관계가 정상화하면 북한 내 철도.도로 개보수와 북한 지하자원 공동개발 등을 우선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다만 북한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당분간 남북관계의 조정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국 새 정부의 대북정책, 북핵 진전 여부, 북한 내부 상황 등에 따른 정세 변화를 보아 가며 `전환'의 계기를 마련키로 했다.
통일부는 31일 청와대에서 행한 2009년도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우선 통일부는 내년 한해 통일정책의 목표를 `새로운 남북관계로의 전환을 통한 안정적.생산적.호혜적 남북관계'로 설정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4가지 중점과제로 ▲남북 당국간 대화 추진 ▲남북경협 추진 ▲인도적 문제의 실질적 해결 노력 ▲상생.공영 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설정했다.
첫째 과제인 당국간 대화 재개와 관련, 주요 계기에 진정성 있는 남북대화를 계속 제의하는 한편 다양한 방법으로 대화의 활로를 열기로 했다.
또 남북대화가 재개되면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해결, 육로통행의 정상화, 판문점을 통한 연락체계 복원, 남북경협협의사무소 업무재개 등 기존 사업 및 교류협력시스템의 복구를 우선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대화 재개에 이어 남북관계가 정상화할 경우 단천지역 광산 개발 등 북한 지하자원 개발 사업, 북한 내 철도 및 고속도로 개보수와 북한을 통과하는 가스관 연결 사업, 공동 영농사업, 수산물 가공분야 협력, 산림협력 등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또 골재 채취 등을 통한 한강하구 공동이용, 임진강 수해방지 작업 등도 주요 추진 사업 목록에 올렸다.
통일부는 이와 함께 인도적 현안과 관련,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기존 해결방식을 넘어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는 서독이 독일 통일 전 동독내 정치범을 데려오기 위해 했던 방식을 참고 삼아 경협이나 물자.현금 제공 등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인도적 대북지원의 내실화를 위해 북한 주민에 대한 지원 사업을 적극 발굴해 추진키로 했으며 올 한해 중단된 식량.비료 무상지원과 임산부.영유아 등 취약계층 지원 사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2008년 열리지 못한 남북 적십자회담을 재개,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는 한편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활용, 상봉의 규모 및 빈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탈북자 지원과 관련, 하나원 교육기간을 현행 2개월에서 3개월로 늘리고 지역 적응 교육, 탈북여성과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교육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상생.공영의 대북정책을 일관되게 견지함으로써 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대하고 남북협력기금 평가단 구성.운영 등으로 기금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위기에 처한 개성공단의 활성화와 관련, 남북관계 진전 상황에 맞춰 북한 근로자 숙소 건설, 출퇴근 도로 개보수 등을 추진하고, 3통(통행.통관.통신)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
통일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전면 이행을 요구하는 6.15공동선언, 10.4 선언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북한이 반발하는 비핵.개방 3000 구상의 세부 이행계획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 공약인 나들섬 구상의 이행 계획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