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백화점 명품 업계는 고환율과 엔고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살인적인 고환율에 연말 해외여행을 포기한 내국인과 엔화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명품을 싸게 사려는 일본인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요 백화점 명품 매출이 30% 이상 치솟았다.
롯데ㆍ현대ㆍ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롯데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가까이 급증했고 현대백화점은 31%, 신세계백화점은 43%를 넘었다.
백화점 전체 매출 신장률이 한 자리 수인 반면 엔고 등에 힘입어 불황에도 명품은 불티나게 팔리며 백화점 매출 효자 노릇을 했다.
특히 엔화 가치 급등으로 일본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이들의 명품 구매가 외국인 매출을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올 1~11월 일본인 매출(세금 환급액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6.7% 증가했다. 특히 엔화환율이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뛴 지난 10~11월에는 증가율이 무려 507.7%에 달했다.
신세계백화점 충무로 본점도 1~11월 일본인 매출이 105% 늘었다. 엔화가치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9월에는 전년 동기에 비해 102.2% 늘었고 10월 160.3%, 11월에는 190.1%까지 치솟았다.
갤러리아백화점도 4·4분기 들어 일본 관광객 매출이 폭증해 지난달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288.0%나 늘었다.
이처럼 일본인 쇼핑객이 늘고 씀씀이도 커지자 백화점들은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및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다.
롯데 백화점은 매장 안내 LCD모니터에 일본어 버전을 추가했고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10% 할인 쿠폰 북을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 본점도 일본어 안내방송을 시작하고 웨스틴조선호텔과 연계해 5% 할인쿠폰과 1만원 식사권 등을 제공한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100만 원 이상 구매한 외국인에게 '명품 김세트'나 와인 '샤토 생마리 2006'을 준다.
이희승 롯데백화점 해외명품팀 과장은 “최근 백화점 매출 신장률이 저조한 상황에서도 엔고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일본 관광객들이 백화점에서 주로 구입하는 명품가방, 화장품 매출은 고성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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